[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인 2300선을 돌파하자 수년간 반복됐던 기계적인 펀드환매 대응의 끝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직전 고점과 비교하더라도 펀드 환매 강도가 강하지 않을뿐더러 증시 주변 자금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변화의 조짐 보이는 펀드 환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9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2703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출했다. 다만 펀드 환매 강도는 이전과 비교하더라도 강하지 않다. 지난 2012년 이후의 지수대별 펀드 유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지수가 횡보 구간이었던 1950~2050포인트대에서 환매 금액이 집중됐다. 2012년의 경우 이 구간에서 9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2013년에는 7조원이 순유출됐다. 지난해도 8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올해는 2050~2200포인트대에서 3조원 이상이 빠져나갔고 2200에서 2300까지의 순유출은 1조원 수준이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2200포인트를 웃도는 구간에서 상승장에 베팅하는 자금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증시를 둘러싼 유동성 환경도 양호하므로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강화된다면 이후에는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대선과정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증시의 할인요인이었던 정치적 불확실도 일정 부분 해소됐다. 김 연구원은 “증시 펀더멘탈 환경 개선이라는 순환적 긍정요인과 함께 민생안정, 추경을 위시한 재정투자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 신정부 정책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는 시장 투자가의 매크로 자신감 고취로 연결될 공산이 크며, 직접적으론 개인과 기관권 수급선회의 단초를 제공할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중소형주펀드가 잠재적 변수
지난 19일 기준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은 12%인 반면 중소형주식은 6%로 절반 수준이다. 또 최근 2년 성과를 보면 여전히 13%이상 손실 상태다. 남 팀장은 “일반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직전 고점에 투자했더라고 최고치를 경신한 현재 플러스 이익을 거두고 있다”며 “중소형주 펀드는 시장과는 별개로 이제야 반등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업점 현장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신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증시가 2300선에 본격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펀드 유입액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