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재능공유 스타트업 ‘벌로컬(Verlocal)’을 창업한 이원홍(33) 대표. 벌로컬은 서비스 시작 2년만에 미국내 대표적인 재능공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태생 유학생이 창업해 본궤도에 오른 몇 안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셈. 벌로컬은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재능공유 플랫폼 서비스 ‘히든’의 벤치마킹 대상까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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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했다. 졸업후 딥러닝(기계학습) 분야 엔지니어로도 일했다. 주경야독 유학생으로 미국 취업 시장에까지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
이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그의 전공 분야였던 ‘인공지능’에서 비롯됐다. 그는 스탠포드 시절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나오기 훨씬 전인 7~8년 전이다.
인간중심 기술이란 인간만이 체득하고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예컨대 춤을 잘 추는 노하우, 암벽 등반 비법 등이다. 이 대표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하면 모두에게 이득일 것으로 여겼다.
실제 이 아이디어는 실현됐다. 이 대표는 2015년 1월부터 재능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벌로컬 초창기 가입자였던 한 도예가(샌프란시스코 거주)는 지난 2년간 1억4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도예가는 일주일에 6시간만 재능공유에 투자했다. 한 달 25시간 정도 일하고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벌로컬의 아이디어와 사업 성과는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다. 창업 이후 누적 투자금액은 36억원 가량. 회원 수는 28만명 정도다. 직원은 이 대표를 포함해 10명이다. 공동 창업자 상당수는 미국으로 건너온 유학생 출신들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출신이 섞여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가 갖는 강점에 대해 ‘다양성’을 꼽았다. 인문학적 고민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는 다양성이다.
그는 “워낙 다양한 인종이 있다보니까 한 나라나 민족에 국한된 특정 문제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고민과 문제점을 생각하고 공유할 수 있다”며 “비즈니스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성’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