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러시아 시장 상품·마케팅 전략 철저히 준비하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현지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이 침체에 빠진 러시아 시장을 찾아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현지공장 주재원 부부 등 100여명 초청 만찬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군분투하는 여러분이 바로 애국자”라고 격려했다.

또 다음날인 3일(현지시간)에는 현지 공장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 우리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 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은 이달 초부터 생산에 들어간 소형 SUV 모델 ‘크레타’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크레타는 지난해 인도시장에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모델로 최근 러시아 시장에 불고 있는 SUV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오랜 경기침체 영향으로 2012년 294만대에 달하던 산업수요가 지난해 160만대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일부 글로벌 메이커들은 판매와 수익성이 감소하자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중단, 감원 등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이와 반대로 생산 차종 추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익이 다소 감소하더라도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러시아 시장이 회복했을 때 시장 주도 메이커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확대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701대를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했다. 그러나 러시아 전체 시장이 35.7% 감소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크게 높아졌다.

올해 6월까지도 전체 시장이 14.1%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13만4100대를 판매해 시장 우위를 더욱 강화했다. 현대·기아차 대표 러시아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와 리오는 올해 각각 4만5930대, 3만9454대가 판매되며 러시아 자동차 시장 베스트셀링 1위, 3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러시아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개관한 현대모터 스튜디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마케팅을 펼쳐 러시아에서 최상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러시아공장 점검을 마친 정몽구 회장은 슬로바키아와 체코로 이동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품질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이달 초부터 생산에 들어간 소형 SUV 크레타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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