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4·10 총선에서 딥페이크 영상을 활용한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서 관련 영상 활용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악의적인 목적의 영상을 선별 규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또 글로벌 플랫폼 회사가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국제적인 공조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 바른언론시민행동이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10 총선과 딥페이크 가짜뉴스 근절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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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언론시민행동은 1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10 총선과 딥페이크 가짜뉴스 근절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딥페이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국내외에서 선거 직전에 가짜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다”며 “딥페이크 동영상이 순식간에 유포되기 때문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뉴스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원천적으로 선거에서 영상 활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세분화해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렸다. 이완수 동서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정치와 민주주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선거 과정에 딥페이크 기술에 의한 정보 유통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옳다”며 “단순히 예방과 경고 차원이 아니라, 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당선 취소 결정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딥페이크가 선의 또는 악의적인 목적에 따라 제작될 수 있는 만큼, 이를 구분해서 규제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딥페이크를 이용하는 가짜뉴스를 단 하나의 제도로 해결한다는 건 쓸데없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여러 경우에 나눠 대응하고, 선거를 거듭하며 점차 완벽한 제도를 만들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선의적이거나 악의적인 목적에 따라, 또는 대기업과 개인 등의 영상 제작 주체별로 딥페이크 영상을 세분화해 규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예컨대 대기업이 선의적인 목적으로 만든 영상에는 워터마크 기술 넣도록 해 딥페이크 여부를 쉽게 판별하도록 하고, 악의적인 목적으로 워터마크를 넣지 않는 개인에 제재를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터마크는 디지털콘텐츠에 사용자가 알 수 있는 부호나 기호를 의도적으로 넣어 쉽게 판별하는 장치로,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선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태경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인텔이 (영상에 등장한 인물의) 혈류를 분석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탐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연구하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가짜뉴스를 올리는 계정을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신고하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영상 플랫폼 유통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홍렬 공정언론국민연대 공정언론감시단장은 “가짜뉴스 생산자뿐만 아니라 유통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유튜브의 경우 통신도 아니고 언론사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심의를 하지도 않고 언론중재위원회 관할 범위에서도 제외됐다.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는 규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