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먼지 정복욕' 일깨우는 '레이저 청소기'…다이슨 V15 써보니

약 2주간 다이슨 신제품 'V15 디텍트' 체험
레이저 하나로 변화한 '청소 습관'
이곳저곳 비추며 '먼지찾기 게임' 하듯 청소
먼지 입자 크기·양 실시간 측정…LCD 실시간 표시
원뿔형 도구로 한 번의 엉킴없이 머리카락 청소
  • 등록 2021-06-10 오후 4:15:55

    수정 2021-06-10 오후 9:23:05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다이슨이 ‘레이저’를 장착한 신개념 청소기를 내놨다. 과연 단순히 먼지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청소의 질이 달라질까? ‘다이슨 V15 디텍트’를 약 2주간 사용해본 후 내린 결론은 “달라진다”였다.

지난 5일 낮 다이슨 V15 디텍트를 작동시킨 모습. 레이저가 켜지자 잘 보이지 않던 소금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두운 곳이 아닌 채광 상태에서도 이물질을 비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숨은 먼지 다 나와”…낮에도 레이저로 숨은 먼지 싹

프리미엄 무선청소기의 원조로 꼽히는 다이슨이 지난달 새 무선 청소기 ‘다이슨 V15 디텍트’와 ‘다이슨 V12 디텍트 슬림’을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해 7월 슬림형 모델인 ‘디지털 슬림’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 지 10개월 만이다. 주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V시리즈는 2019년 V11이 가장 최근 출시됐었다.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레이저 디텍트’와 ‘피조센서’ 기술이다. 기존 다이슨 제품에는 탑재되지 않았던 신기술이다. 다이슨만의 엉킴 방지 기술이 적용됐다는 ‘헤어 스크류 툴’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원뿔형 모양을 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올해 국내 가전 업체들이 ‘먼지 자동 비움’ 기능이 있는 거치대에 집중했다면, 다이슨은 ‘청소’ 자체에 집중한 모습이다.

먼저 ‘레이저 디텍트’ 기술은 V15 디텍트와 V12 디텍트 슬림에 기본 제공되는 ‘레이저 슬림 플러피 클리너 헤드’에 탑재됐다. 청소기를 작동시키니 곧바로 헤드 우측에서 레이저가 뿜어져 나와 바닥을 비췄다. 레이저는 지면에서 7.3mm 떨어진 높이에서 아래로 1.5도 각도로 발사돼 부채 형태로 퍼졌다. 어두운 곳은 물론,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낮에 사용해도 곳곳에 쌓인 미세먼지들이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청소기를 사용해보기 전엔 ‘바닥에 레이저를 비춘다고 크게 달라지는 게 있을까?’하는 의문은 들었다. 흡입력이 같다면 레이저를 단 청소기든 달지 않은 청소기든 어차피 빨아들이는 건 똑같기 때문이었다. 단지 ‘내 눈으로 먼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청소의 질에 큰 작용을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청소기 작동 시 피조센서를 통해 측정된 먼지의 양과 크기가 LCD화면을 통해 실시간 표시되고 있다. 막대그래프 위 숫자가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신중섭 기자)
청소 습관을 바꿔버린 ‘레이저’

약 2주간 사용한 결과, 청소의 질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조그만 레이저 하나가 사용자의 ‘청소 습관’을 바꿔놨기 때문이다. 기존에 청소는 굉장히 귀찮은 작업이었다. 한다고 해도 원하는 영역에서 청소기를 몇 번씩 왔다갔다하는 게 다였다. 찝찝하면 해당 영역을 손이나 발로 쓱쓱 문질러보거나 눈으로 더 살펴본 후 몇 번 더 돌리는 정도.

하지만 레이저로 미세먼지까지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이후론, 청소 행위가 하나의 ‘먼지 찾기’ 게임이 됐다. 이동할 때마다 레이저가 새로운 영역을 비추다 보니 숨은 먼지도 새롭게 등장했는데, 이를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클리어(Clear)’해 나가는 재미가 붙은 것이다. ‘저 구석에도 혹시…’, ‘저 아래에도 혹시…’하며 ‘탐색·정복욕’을 자극해 훨씬 더 꼼꼼한 청소를 하게 했다. 평소에 ‘저기는 다음에 해야지’하며 청소를 미뤘던 침대 구석이나 캐비닛 근처도 레이저가 적나라하게 비춰버리니 청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먼지 입자의 크기와 양을 1초에 최대 1만 5000번 측정하는 ‘피조 센서’도 흥미로웠다. 청소기가 빨아들인 먼지의 크기와 양은 청소기에 장착된 LCD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10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m)이상의 먼지나 이물질은 노란색으로, 60μm 이상은 주황색, 180μm 이상은 분홍색 500μm 이상은 보라색으로 표시한 막대 그래프가 흡입량에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개인적으로는 저 정도로 정밀하게 먼지 크기와 양을 파악한다는 게 청소에 특별한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수치 변동을 통해 현재 청소기가 먼지를 흡입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건 분명히 좋은 점이었다. 피조센서를 통해 먼지 농도에 따라 흡입력이 자동 조절되는 것도 편리했다.

새로 개발된 ‘헤어스크류 툴’을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해 실들을 잘라 먼지와 함께 뿌렸다. 흡입 후 헤드에 아무것도 엉키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새로운 ‘머리카락용 헤드’…“엉킴 전혀 없네”

엉킴 방지 도구인 원뿔형 모양의 ‘헤어스크류 툴’의 성능도 놀라웠다. 이 도구로는 주로 침대에 있는 머리카락을 청소했는데, 단 한 번도 헤드에 엉키지 않았다. 더 정확한 실험을 위해 일부러 실들을 바닥에 뿌려 흡입해봐도 헤드에 엉키지 않고 곧장 먼지 통으로 향했다. 56개의 폴리카보네이트 빗살이 부착된 ‘하이 토크 클리너’도 마찬가지였다.

청소기의 기본 중 기본인 흡입력도 매우 강력했다. V15 디텍트의 흡입력은 240AW로, 전작인 V11 컴플리트의 220W보다 20AW 증가한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5단계 고성능 필터레이션 기술이 적용되어 0.3 마이크론에 불과한 입자를 99.99 % 포착해 깨끗한 공기를 배출한다.

그러면서도 일반모드 기준 사용시간은 60분으로 전작과 동일하다. 다만 제품 무게는 3kg으로 다소 무거운 편이라는 게 아쉬웠다. 흡입력을 높이면서도 사용 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하려다 보니 배터리 용량을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준수한 성능과 작동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 감수할 만한 무게라고 생각했다.

다이슨 V15 디텍트의 권장소비자가는 129만 원대, V12 디텍트 슬림은 109만 원대다. V15 디텍트에는 레이저 슬림 플러피 클리너 헤드를 비롯해 △하이토크 클리너 헤드 △콤비네이션 툴 △그레비스 툴 △미니 소프트 더스팅 브러쉬 △스터번 더트 브러쉬 △헤어 스크류 툴 △스탠드형 충전 거치대 등이 기본 제공된다. ‘디텍트 슬림’의 경우,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 대신 다이렉트 드라이브 클리너 헤드가 제공된다.

다이슨 V15 디텍트와 V12 디텍트 슬림 비교표(사진=다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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