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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대상 사업으로 전북의 새만금 국제공항 등 23개 사업을 선정했다. 예산은 총 24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주요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은 수도권에서는 영종∼신도를 연결하는 남북평화도로(1000억원), 옥정과 포천을 연결하는 도봉산 포천선(1조원) 등 2곳이 선정됐다. 이외에도 지방에서는 △수도권과 경·남북 내륙을 연결하는 김천∼거제 간 고속 간선철도 구축(4조7000억원) △호남선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1조5000억원) △대구산업선 철도(1조1000억원) △울산 외곽순환도로(1조원) △세종∼청주 고속도로(8000억원) △강원 제2경춘국도에 9000억원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8000억원) 등이꼽혔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가 지역균형 발전인 점을 고려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GTX-B노선도 예타 면제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부동산시장 “수도권 실망매물 증가…지방도 일부만 기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예타 면제 사업이 지방 주택시장에는 개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이번 예타 면제 사업 규모는 MB정부 당시 4대 강과 맞먹을 정도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이지만, 결과적으로 사업 경제성 보다는 지역 민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목적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당초 수도권 GTX-B 노선 사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이번 결과로 실망감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교통 개선 기대감이 높았던 지역들은 일부 실망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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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지방 중에서도 대전, 전남, 광주 등의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좋아 이번 예타 면제 발표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들 지역 외에는 교통 호재 나와도 수급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크게 영향 받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예탁 조사 면제로 보상 작업까지 걸리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 등 경기 부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교통 사업 분야에 20조원의 자금이 몰리면 토지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보상 평가하는데 최소한 1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정확한 사업 타당성 분석을 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이뤄진 측면이 있어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인프라 확대 환영하지만, 낙수효과 크지 않아”
건설업계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사업 발표와 관련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예타 면제에 대한 따가운 눈총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의식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규모를 축소해 발표한 가운데 경기 유발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대형업체 관계자는 “꼭 필요한 사업에만 돈을 쓰자는 명분으로 예타 제도가 도입됐지만 그동안 예타가 사업성에만 매몰되다 보니 국민 복지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제대로 진행 안된 단점도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예타 검토항목의 실효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4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전국 23개 사업장에 투입되기 시작하면 경기 부양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건설업계에 상당한 수익이 돌아갈 전망이다. 특히 관급공사 위주로 영업하는 건설사들은 앞으로 수년간 상당한 일감이 쏟아지게 된다. 지난 2014~2018년 예타 면제 SOC 사업 규모가 4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결정된 예타 면제 규모는 과거 5년치의 5배 수준이다.
다만 국내 건설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렇게 풀린 돈이 낙수효과를 일으켜 국내 경기 활성화에 100%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공사가 시작되면 발주자가 원도급사에게 공사비를 지급하고 이 돈은 하도급 업체들을 거쳐 일용직 노동자에게까지 흘러가지만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는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날씨 상관없이 365일 일할 수 있는 터널·지하철 공사현장에는 돈을 벌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건설투자를 늘리면 건설사들은 실적이 좋아지겠지만 국내 경기 활성화나 소비 진작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