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野·비박, 탄핵 결과따라 명운 엇갈린다

朴탄핵안 턱걸이 가결땐 與분당 수순
…야권과 정계개편 등 대선정국 급변
230표 상회땐 친박계 멸족위기 처할듯
부결땐 정치권 메가톤급 후폭풍 불가피
  • 등록 2016-12-08 오후 4:01:13

    수정 2016-12-08 오후 4:08:36

국회 본회의장.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여부에 따라 새누리당 주류(친박근혜계) 그리고 이른바 ‘탄핵 찬성파’에 속하는 비주류(비박근혜계)와 야권의 명운이 서로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국회의원 정원 300명 중 3분의2인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숨은 반대표가 없다면 더불어민주당(121명)·국민의당(38명)·정의당(6명)·무소속(6명)·정세균 국회의장 등 172명과 최소 28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턱걸이 가결땐 비박, 야권과 정계개편

관건은 28표에 있다. 정가 안팎에선 비주류 내 29명과 친박계 내의 숨은 찬성표의 작용으로 탄핵안이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선 높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탄핵안 표결 전망에 대해 “220표에서 230표 정도로 200표를 초과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린 판단이다.

야권선 정 의장을 제외한 171명 의원 모두가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한데다 부결시 ‘의원 전원 사퇴’라는 초강수 카드로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이탈표가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해 탄핵안이 가결된다는 시나리오에서 충격파는 고스란히 친박계 몫이다. 다만 턱걸이냐 230표를 상회하느냐에 따라 친박계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200표를 가까스로 넘는다면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는 기존 로드맵(12월 21일 사퇴→1월 21일 전당대회)대로 자신들의 당권을 유지하려는 계획을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서 많은 의원 수를 차지한 친박계의 이탈이 없었음을 탄핵안 표결로 확실히 입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내 우위를 점하지 못한 비박계에선 대거 탈당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당을 통한 야권과의 정계개편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박계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탄핵 가결 후에도 주류(친박근혜계)에서 전혀 당권을 내놓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이 굉장히 첨예화하지 않겠느냐”며 “지도부가 끝까지 당권을 고집한다면 그러한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230표↑ 친박 멸족, 부결 땐 후일 예측불가

다만 찬성표가 230표 이상일 땐 상황이 달라진다. 친박계는 폐족을 넘어 멸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돈다. 이는 친박계 내에서도 이탈이 발생했다는 것이어서 당내 수적 우위를 잃게 된다. 사실상 비박계에 당권이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박계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동시에 탄핵가결을 명분으로 강성친박 숙청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부결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탄핵 찬성이 195표에서 205표 사이”이라고 했다. 195표는 부결 상황으로 친박계에선 숨은 찬성표가 없고 비박계 내 탄핵 찬성파에서도 이탈표가 있다는 가정에서 나온 계산으로 풀이된다.

부결 이후 상황에 대해선 전문가들조차 예측을 꺼린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친박과 비박, 여·야가 아닌 정치권 전체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얘기다. 야권은 의원들이 전원 사퇴를 약속한 만큼 야당 해산, 새누리당 해체 등 국민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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