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일전쟁]황철주 회장 등 "정부 국산화 강한 의지 확인"

정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발표
박희재 서울대 교수 "연간 1조원 이상 한 분야 투입한 경우 전무후무"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이제라도 제조업 관심 갖고 과감히 투자한 점 환영"
국산화한 제품 구매 강제하는 등 일부 정책 보완 요구도 있어
  • 등록 2019-08-05 오후 3:59:02

    수정 2019-08-06 오전 9:59:12

박영선(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에서 중기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강경래·권오석 기자] “정부에서 한 분야에 연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한 사례는 전무후무합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소재와 부품, 장비 국산화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5일 정부가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국가CTO’(최고기술책임자)로 불리는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차관급)을 지냈다. 반도체 장비기업 에스엔유(080000)프리시젼을 창업하고 운영한 장비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등에 쓰이는 소재와 부품, 장비는 마치 식량과도 같이 어느 국가에서 언제 갑자기 무기화할지 모르는, 반드시 국산화를 통해 내제화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하지만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제품과 비교해 가격과 품질에만 초점을 두다보니 국산화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주성엔지니어링(036930) 회장)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해온 어떤 정책보다도 강하고 상세한 내용을 담았다. 정부가 굉장히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이대로만 실천한다면 충분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통해 우리 산업생태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크루셜텍(114120) 대표) 역시 “그동안 정부와 대기업은 ‘O2O’(Online to Offline) 등 4차산업혁명시대와 관련한 분야에 정책과 투자를 집중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반도체와 전기전자 등 제조업에 관심을 갖고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한 점은 매우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발표가 예상을 넘어선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만큼 향후 실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을 일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 교수는 “그동안 소재와 부품, 장비 국산화가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로 정부와 대기업이 해당 제품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다 실패할 경우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담당자에게 있어 인센티브는 없는데 불이익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있어 실패를 어느 정도 용인하고 반대로 성공할 경우 인센티브와 함께 인사적인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산화한 제품 구매도 정부와 대기업이 어느 정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 회장은 “국산화를 위한 양산 검증을 통과할 경우 대기업이 해당 제품을 30% 이상 구매하는 등 어느 정도 구매에 있어 강제성을 부여할 경우 실행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정책본부장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규제와 세제, 관세, 자금 등을 함께 처방해야 한다”며 “이번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관세청 등이 공동으로 나서면서 정책 실효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단가 후려치기와 기술탈취 등 불법적인 대기업 행태를 근절하겠다는 강한 시그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 100개 전략 품목에 집중 투자해 5년 내 공급안정을 이뤄내겠다는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향후 7년 간 7조 8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제품 개발에서 양산 적용까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도 구성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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