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바쁘다 바빠’ …'서울시민' 반기문의 특별한 하루(종합)

13일 반기문 대선 레이스 첫날 동행취재
현충원 참배 후 사당동 주민센터서 전입신고
정치적 언급 자제하고 친서민 이미지 부각에 주력
  • 등록 2017-01-13 오후 4:05:00

    수정 2017-01-13 오후 4:16:45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KB국민은행 도화동점에서 국내 통장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 다음날인 13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반 전 총장 측이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한 공식일정은 6시간 정도였지만 1시간 단위로 장소를 옮기며 숨가쁜 행보를 선보였다. 특히 영하 7도의 강추위에 눈발이 휘날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하며 시민 곁으로 다가섰다. 전날 인천국제공항 귀국 기자회견에서 굵직굵직한 정치적 발언을 쏟아낸 것과는 달리 이날 민생행보에서는 지난 10년간 국제무대에 머물러 국내 현실인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서울시민으로의 복귀에 초점을 맞췄다.

◇오전 9시 현충원 참배 “대한민국 도약 위해 최선”

첫 일정은 오전 9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로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당초 예정된 오전 9시에 정확히 도착해 취재진과 실무진, 그 외 현충원 관계자 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매서운 칼바람에 걸음을 내딛기조차 힘들었으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호국영령에 참배한 뒤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하였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며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굽어 살피소서”라고 염원했다.

이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과 사병 묘역을 둘러봤다. 과거 여야의 일부 정치인들이 일부 전직 대통령의 묘역만을 선택적으로 참배한 것과 달리 국민 대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

◇오전 10시 30분 주민센터 전입신고…어린이팬 부탁에 싸인 화답

오전 10시 반. 반 전 총장은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서울 사당3동 주민센터로 발길을 옮겨 전입신고 절차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은 본인과 부인의 주민등록증 2개를 내밀었다. 전입신고를 마치자 마자 센터 내부를 돌며 모든 직원들에게 일일히 악수청했다. 이후 주민센터에서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싸인 요청이 쇄도했다. 반 전 총장의 팬이라고 밝힌 조연지 양의 부탁이었다. 수줍게 책을 내민 조연지 양에게 싸인과 함께 ‘큰 희망을 실현하여 우리 사회의 큰 지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어 사무총장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공부 비법을 알려달라는 조 양의 질문에 반 전 사무총장은 “머리는 구름에 두고 땅은 발에둬야 한다”라면서 “한 계단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은 크게 갖더라도 현실감각을 가져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윽고 주민들이 환영 인사를 건네자 반 전 총장은 “13년만에 사당으로 돌아왔다. 자랑스런 주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현장에서 건네받은 ‘동작 생활백서’를 빠르게 훑어보기도 했다.

◇12시 청년들과 점심식사…메뉴는 김치찌개

12시 정오. 점심식사는 청년들과 함께했다. 장소는 6000원짜리 김치찌개를 주로 파는 백반집. 반 전 총장은 식사하면서 최근 높아진 실업률 등과 같은 청년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오후 1시 반 경에는 KB은행 마포 도화동 지점에 들러 사업자 등록을 위한 계좌를 등록했다. 마포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와 관련된 금전출납을 담당할 계좌다. 관련 서류를 작성하면서 주소를 기입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전날 귀국한 데다 당일 전입신고를 마친 터라 주소를 미처 외우지 못해서다. 그는 주민등록증 뒷편에 스티커로 부착된 바뀐 주소명을 참고하고난 뒤에야 주소를 기입할 수 있었다.

통장 비밀번호를 단말기에 기입하는 과정에서도 애를 먹었다. 3번이나 오류가 났다. 4번째 시도 끝에 비밀번호를 만들 수 있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개설한 계좌에 50만원을 입금했다. 보통 10분이면 끝나는 계좌 개설이 30분 가까이 소요됐다.

◇오후 2시 30분 캠프 이동…주민들 셀카 요청에 응답

이후 오후 2시 반께 5분 거리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 사무실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걸어가는 동안 유력 대권주자답게 인근 주민들의 사진 요청이 쇄도했다. 반 전 총장은 주민들의 셀카 요청에 친절히 화답하며 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갔다. 반 전 총장은 사무실에서 2시간 가량 머물며 실무를 논의했다. 이렇게 대선 레이스 첫 날은 ‘시민’으로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갖기 위해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김치찌개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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