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임, 태진아, 클라라 등 이미지에 더해 소문이나 가십까지도 소비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뿐 아니라 이제는 경제나 정치적인 이슈까지도 실체적 진실이나 본질과 상관없이 여론이나 국민정서라는 이름으로 감정소비, 화풀이 대상이 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현상은 강자가 약자에게 부적절한 방식으로 권위를 세우는 ‘갑의 횡포’라는 프레임을 형성하면 메가톤급 후폭풍을 만든다. 몇 달 전 국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은 어른이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어린아이를 학대했다는 점에서 갑질이었고, 대기업 상무가 기내식 라면을 트집 잡아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린 ‘라면상무’사건, 대리점주에게 폭언과 물량 밀어내기 등을 강제한 남양유업 사태,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 꿇린 ‘백화점 VIP 모녀’ 사건에 이르기까지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구치소로 향할 때 많은 이들이 후련하게 생각했지만 과연 구속감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개인의 사생활이나 신상정보는 물론 네티즌의 비난은 여과 없이 확산되고 예능프로에서까지 패러디할 정도로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렇게 ‘마녀사냥’식으로 분출한 집단분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됐다. 응축된 분노를 통해 우리사회 불공정한 관행이나 개선되지 않은 구태와 악습, 상류층의 특권의식이나 일탈 등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줄 수는 있다. 집단분노는 때론 강자의 횡포나 부조리에 맞서는 대중의 힘을 보여주고, 사회를 변혁하는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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