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그동안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유씨를 쫓던 검·경의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이 직위해제됐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체에 대한 초동수사 소홀에 따른 책임을 물은 조치다.
경찰청은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을 23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후임 전남청장은 백승호 경기지방경찰청 1차장이 내정됐다.
경찰은 앞서 22일 유씨에 대한 유전자 감식 결과를 발표한 후 우형호 순천경찰서장과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하고 수사 담당자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감찰을 시작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남청장을 전격 경질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지난 5월 “유씨 도피 행각과 관련해 자신의 관내에서 중요한 사안이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경찰청은 관련자 문책과 별도로 인천지방경찰청에 설치 운영 중인 ‘검거TF’가 중심이 돼 전국적으로 조직망을 재정비해 유씨 장남 대균씨와 도피 조력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