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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께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1% 상승한(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당 6.9495위안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거의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이 여전히 중국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강 총재는 지난주 “위안화 가치는 특정한 레벨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간 시장은 중국 당국이 달러당 7위안대 환율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에 근접할 때마다 환율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특정 레벨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밝히자, 달러당 7위안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환율 상승세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강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졌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많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중국의 경제심리가 악화될 수 있고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날 이강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을 제외하면 오히려 달러·위안 환율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에 우호적인 상황이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중국 수출이 전년대비 1.1%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예상치는 마이너스(-)3.9%였다. 중국의 수출지표가 ‘깜짝’ 호조를 보인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소다.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자연스레 상승하는 구조여서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간밤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이강 총재의 발언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시도하며 이강 총재의 발언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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