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연중 최저치 급락…1달러=7위안 용인하나

‘알듯 말듯’ 中 환율정책…시장, 弱위안에 베팅한듯
中당국이 달러당 7위안 용인할 가능성에 주목했나
원화도 동반 약세…원·달러 환율 5거래일來 최고
  • 등록 2019-06-10 오후 5:15:12

    수정 2019-06-10 오후 5:15:12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께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1% 상승한(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당 6.9495위안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거의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이 여전히 중국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강 총재는 지난주 “위안화 가치는 특정한 레벨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간 시장은 중국 당국이 달러당 7위안대 환율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에 근접할 때마다 환율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특정 레벨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밝히자, 달러당 7위안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환율 상승세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개입하지만 않는다면 위안화은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미·중 무역전쟁 하에서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1달러당 7위안 이상에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달러·위안 환율이 올해 말 달러당 7.4위안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강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졌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많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중국의 경제심리가 악화될 수 있고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날 이강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을 제외하면 오히려 달러·위안 환율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에 우호적인 상황이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중국 수출이 전년대비 1.1%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예상치는 마이너스(-)3.9%였다. 중국의 수출지표가 ‘깜짝’ 호조를 보인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소다.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자연스레 상승하는 구조여서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간밤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5.20원까지 상승하며 지난달 31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최고치 상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이강 총재의 발언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시도하며 이강 총재의 발언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마켓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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