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촉법소년!” 편의점주 때리고 당당하던 중학생… 결국 ‘구속’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자신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며 편의점 주인을 폭행한 중학생이 결국 구속됐다.

지난 22일 새벽 1시 30분께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의 한 편의점에서 중학교 3학년 남학생 A군이 편의점 주인을 때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혔다. (사진=MBC)

25일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상해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A(15)군에 대해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고 도주 우려도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군은 지난 22일 새벽 1시 30분께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의 한 편의점에서 술을 구매하려다 실패하자 편의점 주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군은 계산을 거부한 직원을 구석으로 몰아붙이며 위협하다 뒤이어 나타난 점주의 얼굴을 걷어차며 폭행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난 촉법소년이라 경찰이 와도 상관없다” “때려봐라”라고 말하는 등 조롱하기도 했다. A군의 폭행으로 점주는 한쪽 눈을 심하게 다쳐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군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결국 A군은 다음 날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보여달라며 다시 편의점을 찾았다.

이날 A군은 또다시 직원에게 “CCTV 보여 달라고요. 빨리”라고 말하며 재촉하더니 “아이 X만 한 XX가”라고 욕설을 퍼붓고 위협했다. 이후엔 직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달아났다.

A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SNS를 통해 부서진 휴대전화 사진을 공개하면서 “알바생 휴대전화 부서졌다”라며 조롱하는 글을 게시했다. 경찰에 입건된 뒤에는 유치장에 들어왔으니 연락이 어렵다는 글을 당당히 올리기도 했다.

A군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지만, 번번이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처분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협박 등 혐의로 춘천지법에서 소년보호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A군은 생일이 지나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점주는 A군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상습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점주는 “(A군이) 다른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술과 담배를 사려다 경찰까지 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A군은 자신이 촉법소년이 아니란 것을 몰랐던 것 같다. 알았으면 그렇게까지 안 했을 것”이라며 “반성의 기미가 없어 보인다. A군 부모로부터 아무 연락도 없었다”라고도 말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인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