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변창흠 사장은 이날 오후 세종 모처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공권력을 이용해 강제 수용한 토지의 개발 이익을 특정인에게 독점토록 하는 것은 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개인이 소유권을 갖되, 처분권 일부를 제약해 이를 매각할 때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공공기관에만 매각토록 의무화한다. 공공부문이 토지 소유권을 보유한 채 주택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과 다른 형태다. 변 사장은 세종대 교수 시절부터 환매조건부 주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매조건부 주택을 도입했다면 이명박정부 때 3억원에 공급했다가 12억원까지 오른 강남권 보금자리 주택의 시세차익을 공기업이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경기 군포시 부곡택지개발지구에 환매조건부 주택 415가구·토지임대부 주택 389가구가 각각 공급됐지만 성공하진 못한 데 대해 변 사장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시범사업을 판교, 분당 등에 서너 곳 했다면 대박이 났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자가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상품을 다양화하자는 차원”이라며 “이를 3기 신도시에 도입하려 국회와 국토교통부를 설득하고 공론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7년 10월 참여정부는 부곡택지개발지구에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분양주택을 내놨지만, 전체모집 804가구 중 119가구만 청약해 당시 실패한 정책으로 꼽혔다.
변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을 LH가 우선 매입할 때 매입가격을 수정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현재 시세가 분양가 2배인데 최초 분양가에 예금금리 수준을 더해 매입한다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을 전매제한 기간 안에 부득이한 이유로 매도할 땐 LH가 우선 매입할 수 있도록 돼있지지만 2008년 이후 실제 LH가 사들인 주택은 판교에서의 10가구에 불과하다.
용산 캠프킴과 수송부 부지 개발과 관련해 그는 “공익성 높게 활용한다면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고, 국방부도 시세를 반영한 토지가격을 책정하려고 해 불가피하게 개발 사업 형태로 갈 수밖에 없지만 지역 사회에 공헌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용산은 상암-도심-용산-여의도로 이어지는 다이아몬드 중심에 위치한 국제업무의 핵심 축으로 장기적으로 LH가 적극 역할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변 사장은 LH 중점 과제로 △주거복지·도시재생·산업단지·해외사업 등 플랫폼 기업으로서 역할 △실행 가능한 사업모델 만들기 △지방분권형 모델 추진 △직원과 부서의 전문화 등을 꼽으며 “새로운 여건과 요구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