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TDR캐피탈, 英 4대 슈퍼마켓 '아스다' 최대주주 등극

TDR캐피탈, 지난 1일 英 아스다 지분 67.5% 확보
美로 넘어갔던 아스다, 英 사업가 거쳐 PE 품으로
"아스다 실적 개선 이끌 최고경영자 찾는 중"
  • 등록 2024-11-05 오후 12:14:25

    수정 2024-11-05 오후 12:14:25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 슈퍼마켓 체인이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는 가운데 영국 사모펀드(PEF)운용사 TDR캐피탈이 ‘아스다’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영국 테스코와 세인스버리, 모리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스다는 식료품과 비식료품군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면서 영국의 국민 슈퍼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품은 영국 슈퍼마켓 체인들이 실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TDR캐피탈은 아스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5일 현지 자본시장에 따르면 TDR캐피탈은 지난 1일 아스다 인수·합병(M&A) 잔금 납입을 마치면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TDR캐피탈은 아스다 지분 67.5%를 품은 최대주주가 됐으며, 22.5%는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 모신 이사(Mohsin Issa)가, 나머지 10%는 기존 주주인 월마트가 보유하게 된다.

아스다의 M&A 이야기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지난 1990년대로 돌릴 필요가 있다. 지난 1949년 설립된 아스다는 영국 테스코와 세인스버리, 모리슨스에 이은 4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한 곳으로, 중저가 메리트 뿐 아니라 약국과 의류, 인쇄, 휴대폰, 주유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민 슈퍼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영국 현지 기업들과 글로벌 슈퍼마켓 체인들은 아스다가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1990년대부터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회사는 지난 1999년 미국 월마트에 약 10조7000억원에 인수되면서 새 주인을 맞았다. 설립 이후 50년간 영국 소유였던 기업이 미국 기업의 자회사로 넘어간 것이다.

이후 2018년 영국 슈퍼마켓 체인 2위에 빛나는 세인스버리가 아스다와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불허로 물거품이 됐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20년 아스다가 M&A 시장의 주요 매물로 등장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과 론스타펀드, TDR캐피탈은 적극적으로 딜을 검토했고, 영국 억만장자인 이사 형제 손을 잡은 TDR캐피탈이 10조3000억원을 베팅하면서 아스다의 주요 지분을 가져왔다.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아스다가 다시 영국인 소유 기업이 된 것이다.

인수 이후 TDR캐피탈과 이사 형제는 주택가 인근을 공략하며 소형 점포를 확충해왔다. 그로부터 약 3년 후인 지난해 모신 이사의 남자 형제인 주버 이사는 아스다 지분 매각에 나섰고, TDR캐피탈은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품기로 합의, 최근 딜을 마무리 지었다.

자본시장에선 영국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진두지휘 아래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TDR캐피탈이 아스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보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게 경쟁사인 모리슨스의 경우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클레이톤듀블리에앤라이스(CD&R) 품에 안긴 뒤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인수 당시 발생한 막대한 부채 부담이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스다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식료품군 판매를 강화하고 앱을 통한 리워드 전략, 어린이 카페 운영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대비 24%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TDR캐피탈은 아스다의 실적을 더욱이 개선할 최고경영자(CEO)를 조만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한 외신은 “아스다는 전략적 인수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실적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몇 되지 않는 슈퍼마켓 체인”이라며 “자체 브랜드 출시와 테이크아웃 식품 판매뿐 아니라 교복 판매 등의 비식품군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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