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가 34년여 만에 3만4000선을 뚫었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기업들이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개별 종목 중에서는 닌텐도가 신작 인기에 힘입어 4% 가까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10조엔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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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니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78.54포인트(2.01%) 오른 3만441.7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3만3990선을 찍었던 지수는 이날 3만4000선으로 올라섰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이날 수치가 종가 기준으로 1990년 2월 28일 이후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오는 11일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게 투자심리 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작년 11월 중순 33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달러당 151.92엔까지 올랐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는 144엔대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선 닌텐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닌텐도는 전 거래일보다 3.81% 오른 7925엔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 가까이 뛰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연일 상승한 닌텐도는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10조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시총은 10조1622억엔(92조6300억원)으로, 국내 시총 3위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96조570억원)과 시총 격차가 3조4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작년 11월 인기 게임 시리즈 ‘젤다의 전설’의 영화화를 발표해 지적재산권(IP) 관련 사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닌텐도 스위치를 잇는 차세대 게임기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매수세가 몰린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게임개발회사 코에이테크모홀딩스에 대한 오일머니의 투자도 게임주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전날 코에이테크모홀딩스(HD) 지분이 기존 전 5.56%에서 6.6%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에 코에이테크모홀딩스는 4.87% 급등했다. PIF의 지난해 6월 보고서에 따르면, 닌텐도 지분율은 8.58% 기록하고 있으며 토에이와 캡콤에도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