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박삼구와 개별협상 안건 부의, 18일 최종확정
금호산업 채권단은 7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금융기관협의회 실무책임자 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채권단은 조만간 안건을 부의하고 채권단 서면 동의를 거쳐 18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 내 대체적인 분위기는 박 회장과의 수의계약은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거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의에서도 재입찰을 진행하자는 의견은 한 건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삼일·안진회계법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출하고 다음달 중 채권단 운영위원회(6개 기관) 협의로 매각가격을 도출한다. 이후 박 회장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놓고 협상을 벌이며 최종 가격은 채권단 전체회의 결의를 통해 도출할 예정이다. 가격 협상은 금호산업의 최대주주(8.55%)인 사모투자펀드(PEF) ‘미래에셋삼호유한회사’ 의 운용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나선다. 박 회장은 9월 이전에는 해당 가격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채권단 박 회장 압박…“제 3자 매각·매각 잠정 유예 검토”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가격 협상을 거부할 경우 채권단 결의를 거쳐 일방통보할 것”이라며 “채권단 결의를 통해 결정된 가격은 금호산업 지분의 ‘공정가치’로 인정되기 때문에, 배임 이슈가 있어 그 이하로 매각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또 채권단은 제3자 매각에서도 실패할 경우 채권단은 재입찰보다는 매각 잠정 유예를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즉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실효성없는 재입찰을 진행하기보다는 제 값을 받으려면 3~4년 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하는 편이 낫다”며 “제3자 매각에서도 매각이 불발될 경우 이번 매각은 최종적으로 무산된 셈”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으로서는 이번이 가장 낮은 가격에서 되사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워크아웃을 유지하면 채권단의 경영간섭은 지속된다. 최악의 경우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선임을 취소한 사례처럼 대표이사 교체도 가능하다.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안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실상 금호산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봐야하는 이유다.
다만 박 회장의 카드도 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매물인데다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 딜이여서 특성상 인수 후보군을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매각 유예에 대한 주주와 여론의 부담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