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퇴진..모든 보직에서 물러나

대한항공 사과문 이어 조양호 회장 "물의 죄송"
조 부사장, 기내 서비스 등의 업무에서 완전히 손 떼
등기이사 유지..칼호텔, 왕산레저, 한진관광 등 대표이사
  • 등록 2014-12-09 오후 7:13:04

    수정 2014-12-09 오후 7:44:42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땅콩 리턴’ 파문을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보직에서 퇴진하기로 했다. 다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지위는 유지하기로 했다.

조현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퇴진 의사를 밝힌 조현아 부사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IOC 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파리 출장길에서 귀국한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신의 큰 딸이자 대한항공(003490)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향후 조치할 것임을 전했었다.

그는 “임원들에게 (사건을)보고받았다”면서 “(조현아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들과 함께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향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기존에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조 부사장이 보직에서 물러나 기내 서비스 등의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전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승무원들과 기내 안전을 총괄하는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로 국내외로 비판받고 있다.

국내에서 일어난 비판 여론이 영국 BBC,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CNN, 일본 산케이 신문 등 주요 언론과 스페인 언론 라 반구아디아(La vanguardia),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Le Figaro), 포르투갈 언론 등에도 대서특필돼 소개됐다.

이번 일이 재벌가 오너의 대표적인 ‘갑(甲)질’로 여론의 매서운 질타를 받으면서 조 부사장이 사과하긴 했지만,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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