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만 듣고 가입했다간`…실망스런 兆단위 국민펀드

10개중 9개 1년 수익률, 코스피 상승률보다 낮아
메리츠코리아펀드는 1년간 -22%..한국삼성그룹주펀드 설정후 -5%
  • 등록 2017-01-19 오후 2:57:08

    수정 2017-01-19 오후 2:57:0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은행 등 판매사에서 가장 자주 이름이 언급되는 일명 ‘국민펀드’들이 그 명성이 무색하게 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펀드 10개 중 1개를 제외하곤 최근 1년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보다 못했다. 입소문 듣고 가입했다간 수익률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 수익률 끌어올리기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분석이다.

(출처: 제로인)
10개 중 3개는 최근 1년 수익률 마이너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설정액이 1조원 이상인 공모펀드는 10개로 이중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2조9000억원 규모로 설정액이 가장 많았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2003년 5월말경 첫 개설된 후 누적수익률이 17일 현재 무려 578.54%에 달한다. 그러나 누적수익률만 믿고 덜컥 가입했다간 아쉬움이 클 수 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5.88%로 같은 유형의 배당주식형 펀드(5.82%)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코스피 지수 상승률(10.53%)보단 못하다. 그나마 이는 좀 나은 편이다. 1조4000억원 규모의 메리츠코리아펀드는 1년 수익률이 무려 마이너스(-) 22.03%로 이들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같은 일반주식형 펀드 수익률(1.71%)에 비해서도 나쁘다. 최근 2년간 수익률 역시 -8.62% 수준이다. 1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는 10개중 3개에 달한다.

1조원 규모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는 2007년 설정된 후 -5.71%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수익률이 -16.08%나 됐다. 그나마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3.79%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펀드 내 삼성전자 비중이 15% 정도에 달해 여타 삼성그룹주 관련 펀드 중 비중이 제일 높은 편이지만, 나머지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삼성물산(028260), 삼성SDI(006400) 등의 주가가 저조해 수익률이 안 좋게 나왔다”면서도 “올해는 삼성계열사 내 금융주와 삼성물산 등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조 단위 펀드가 유명세에 비해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운용보다 판매사의 센 입김이 작용하는 현실을 꼽기도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인덱스 제외)마다 적정 규모가 있는데 그 규모가 조 단위 이상으로 넘어가면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운용보다 세일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 때문에 적정 규모를 초과하면서 수익률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세계적인 펀드들은 그 규모가 커지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년간의 부침 끝에 작년 80%의 수익률을 낸 JP모건의 천연자원 펀드(JP Morgan Natural Resources fund)는 그 규모가 10억달러(1조16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운용 능력을 키워 수익률을 더 내고, 이를 토대로 공모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게끔 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사모에 추월당한 공모..`성과보수제` 답 될까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하다보니 작년 9월 이후 공모펀드 규모가 처음으로 사모펀드에 추월당했다. 작년말 현재 공모펀드 규모는 219조6120억원인데 반해 사모펀드는 252조4757억원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공모펀드나 사모펀드나 비슷한데 그 이전까지 보게 되면 사모펀드 수익률이 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공모펀드 활성화의 핵심 대책으로 공모펀드 성과보수 체계를 3월경 도입할 예정이다. 운용수수료를 종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추되 목표수익률을 초과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의 일부를 성과보수 명목으로 투자자에게 수취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와 관련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런 식의 정책 접근은 운용사가 성과보수가 있으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익률 보장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성과보수 지급 전 환매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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