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주면 바보? 티몬-재규어 사태 수입차 가격거품 논란

  • 등록 2016-08-11 오후 4:18:15

    수정 2016-08-11 오후 4:18:15

8일 진행된 당시 티몬의 ‘재규어XE’ 쿠폰 딜 화면.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의 재규어 XE 판매가 수입차 가격거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티몬은 재규어 XE모델을 정상가 대비 700만원 할인된 가격에 내놨다. 일반 전시장에 적혀있는 가격보다 13% 가량 낮은 가격이며 최저가보상제도까지 내걸었기 때문에 차는 3시간 만에 완판됐다.

하지만 이번 티몬 판매는 입차의 가격거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에 불을 당겼다. 수입차의 할인관행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수입차는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딜러사마다 가격이 제각각이었다. 딜러사들은 수입사로부처 차량의 공식 판매가격보다 낮게 차를 공급받고, 그 가격차의 일부를 활용해 가격할인을 해 주고 나머지를 마진으로 확보한다. 딜러사와 소속 영업사원들이 마진을 얼마나 포기하느냐에 따라 할인폭이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딜러사마다 영업사원마다 다른 가격으로 차를 구입하게 된다.

또한 수입차의 자회사인 할부금융사를 통해 고금리의 할부판매를 진행하면서 할인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른 딜러사보다 할인을 좀 더 해주는 것 처럼 가격을 제시하지만 결국 할부금융을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차를 살때 여러 딜러사를 돌아다니며 견적을 받는 ‘발품’을 팔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할인정보를 얻는 ‘손품’을 팔아야 했다. 차를 산 뒤에도 적당한 가격을 주고 산 것인지 여전히 의심은 남는다. 최근 BMW가 견적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딜러사 영업직원의 소속, 사진까지 기재돼 있는 공식 실명견적서제도까지 도입한 것만 봐도 수입차업계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이번 티몬 사태는 그동안 알음알음으로만 알았던 할인율이 공개가 된 것이 문제다. 무려 700만원, 13%나 할인된 가격에 차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수입차 관련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그래도 남는게 있으니 이 가격에 파는 것이 아니냐” “딜러들이 차 한대당 대체 얼마나 많은 수수료를 챙겼던 것이냐”라는 비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번 티몬 판매를 계기로 수입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가 본격화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딜러사들의 반발이 워낙 크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최저가 보상제까지 내놓는다면 딜러들은 할인으로 고객을 유인할 여지가 없어진다”며 “지금의 구조라면 수입차는 온·오프라인 병행 판매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티몬의 재규어 판매는 딜을 주선한 SK엔카와 판매 주체인 티몬, 차 공급업체인 재규어 딜러사 아주네트웍스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결국 차를 분명하게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산 사람만 있는 이른바 ‘유령 재규어’ 사건이 됐다. SK엔카와 티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서로 책임과 법적인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으며 일단 소비자에게 차량 인도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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