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 물 채워 지인 감금…가혹행위 이어간 40대, 실형

바리깡으로 머리 밀고 주먹질, 둔기로 폭행해
공소장엔 구급대원들에게 문신 보여주며 위협
흉기 들고 대원들에게 가던 중 달려든 혐의도
法 “피해자 고통 상당…처벌불원 의사 고려”
  • 등록 2024-11-01 오후 12:58:56

    수정 2024-11-01 오후 12:58:56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하 벙커에 물을 채워 지인을 감금하고 도망친 지인을 데려와 또다시 가혹행위를 저지른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뉴스1)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래)는 중감금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B(50)씨를 자신이 살던 바지선에 감금한 뒤 가혹행위를 해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화천의 집에서 잠을 자던 B씨를 깨워 함께 술을 마시고는 귀가하는 B씨를 강제로 바지선에 데려간 뒤 전기 바리깡으로 머리 등을 밀고 주먹질하거나 둔기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밀폐된 지하 벙커에 호스를 넣어 물을 채우고 B씨를 1시간가량 감금한 혐의도 있다. 당시 B씨는 공포감을 느끼고 현장을 벗어났지만 A씨는 그를 데려와 또다시 가혹행위를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 샤워를 하도록 한 뒤 머리에 샴푸를 계속해서 뿌리고 씻고 나온 B씨를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총기를 가져오라고 하며 B씨를 집에 돌려보냈다가 그가 나오지 않자 B씨의 모친이 모든 앞에서 협박성 발언을 했다.

A씨는 지난 7월 20일 119 신고로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해주지 않는다며 몸에 있는 문신을 보여주며 위협하거나 흉기를 챙겨 구급대원들에게 가던 중 출동한 경찰이 테이저건을 조준하자 구급대원들에게 달려는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 공무원들도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폭력 범죄로 다수의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감금치상 범행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피해 공무원들을 위해 각 5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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