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위원장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혁신경쟁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정책 방향’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M&A 때문에 많이 시끄럽다”면서 “공정위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효과적으로 M&A를 심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사실상 불허하는 심사보고서가 나온 이후 정 위원장이 M&A 관련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4일 공정위는 SK텔레콤에 발송한 심사보고서에서 “경쟁 제한성이 과도한 만큼 합병해서는 안 되며, 주식 매매를 체결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M&A로 인한 독과점 심화를 우려했다. 예상과 어긋난 초강수 조치에 업계는 정 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전원회의 결과를 주시 중이다.
이날 정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두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독과점을 형성·강화하는 M&A 차단” 입장을 분명히 내비쳤다. “IT·반도체 등 국내에 영향이 큰 경쟁제한적 글로벌 M&A를 적극 시정하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이어 “조선·해운·철강 업종의 경우엔 구조조정 업종 동향을 모니터링, 사전검토를 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개편을 둘러싼 논란에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다음카카오 같은 기업을 규제에서 제외하기 위해 추진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기준을 상향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오는 9월 시행령을 개정해 대기업기준을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한다. 개정 즉시 카카오·하림 등 37개 기업은 대기업에서 제외되고 관련 규제가 풀린다. 야당은 규제완화로 인한 불공정 거래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 위원장은 ‘경제 검찰’로서 불공정 거래관행 점검에 고삐를 계속 당길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소셜커머스·온라인쇼핑몰의 불공정행위 점검 △백화점·대형마트·TV 홈쇼핑 등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 점검 및 수수료율 공개 계획 등을 전했다. 그는 “납품업체들이 백화점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과다한 판매 수수료를 주고 있다”며 “불공정 거래관행을 적시에 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공정위는 경제의 활력 제고를 위해 혁신경쟁 활성화에 매진할 것”이라며 “이는 공정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의 적극적 성원과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경제계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으로 이날 강연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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