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노조 "합병 결사반대"…대한항공 "경쟁성 유지될 것"(종합)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
노조 "대한항공, 어떤 답 없이 무시로 일관"
"에어인천 매각시 화물기 조종사 단체사직"
대한항공 "고용조건 유지 최우선으로 협상 "
  • 등록 2024-07-11 오후 4:22:23

    수정 2024-07-12 오후 3:25:23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두 기업의 합병으로 국가 항공산업이 약화되고, 국민 이익이 침해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에어인천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추후 화물 부문을 독식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에어인천 이직 직원들의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에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1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도성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직원들의 고용 및 처우를 논의하고자 대한항공 경영진과 접견을 시도했으나 대한항공 측은 그 어떠한 답을 주지 않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8일 EC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을 에어인천으로 분리매각하는 것에 대한 결사반대 서신을 발송했다. 또 B747·B767 기종 운항승무원은 에어인천으로 매각시 전원 사직을 결의하고 지난 1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EC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독과점 우려가 있는 유럽 4개 노선과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을 분리매각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분리매각 하기로 했고, 본입찰에 참여한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중 에어인천이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추가 실사가 진행 중이다.

최 위원장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분리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이라는 소규모 화물항공사를 선정했다”며 “이는 향후 대한항공과 경쟁이 될 수 없는 항공사를 선택함으로써 EC의 인수합병 승인 조건을 형식적으로 이행한 뒤, 추후 화물 부문을 독식하기 위한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사진=연합뉴스)
노조 측은 EC에 양사의 인수합병을 불승인으로 결론내 줄 것을 촉구하며, 정부에는 인수합병을 주도한 산업은행의 오류를 바로 잡고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에게 매각될 수 있도록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조 측이 주장하는 ‘제 3자 매각’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증가, 이자비용 상승, 2000%가 넘는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의 지속 악화로 독자 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미 3조6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에 추가 혈세 투입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또 “세계 항공 시장은 완전경쟁 체제로 일방적 운임인상 및 독점이 불가능하며, 경쟁당국의 관리하에 시장 경쟁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정조치에 따른 슬롯 이관의 대부분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국부유출 우려는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에어인천이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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