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매수’에도 환율 고점 경계…1370원선 ‘아슬’[외환마감]

6.0원 오른 1368.6원 마감…연일 최고치 경신
트럼프 ‘관세’ 발언·당선 가능성에 ‘강달러’
중국 부동산 부양책에도 위안화 약세
외국인 국내 증시서 4000억원대 순매도
  • 등록 2024-10-17 오후 4:37:46

    수정 2024-10-17 오후 4:37:46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70원 턱 밑에서 마감했다. 미국 경기가 견고함을 드러내고 있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더욱 위용을 떨치고 있다. 이에 달러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환율을 밀어 올렸지만, 환율 고점으로 1370원선이 강하게 인지되면서 돌파는 제한됐다.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62.6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6.0원 오른 1368.6원에서 거래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3일(1370.4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4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9원 오른 1364.5원에 개장했다. 지난 14일 새벽 2시 마감가(1364.5원) 기준으로는 보합이다. 개장 이후 보합권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오전 11시께부터 급격히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오후 12시께는 1369.9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3일(1371.9원) 이후 최고다. 오후 장 내내 환율은 1370원 부근에서 움직이다 장을 마쳤다.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함께 그의 당선 확률이 60%에 육박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3시 23분 기준 103.6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4위안대로 모두 오름세다. 오전 장중 중국이 침체한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자금난에 빠진 부동산업체를 지원하는 ‘화이트리스트’ 대출금에 대해 올해 안에 한화 340조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는 되려 떨어지며 원화도 점심 무렵 추가 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000억원대를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2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중국 부동산 정책이 큰 신뢰를 주는 정책은 아니라는 평가에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섰다”며 “이에 역외에서 달러 매수 물량이 많이 유입됐고 환율이 1370원 부근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82억42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9시께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9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이 발표된다. 유럽의 금리 인하가 임박하자 달러·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화 강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에 장 마감 이후 환율은 1370원을 돌파했다. 오후 4시 26분께 1371.4원을 터치했다.

17일 환율 흐름. (사진=엠피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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