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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의 탈당 요구에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반발할 경우 남은 것은 결별 수순이다. 20대 총선 공천파동과 총선참패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내홍 과정에서 불거졌던 분당론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는 것. 과거 차떼기당이라는 오명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 속에서도 힘겹게 지켜왔던 ‘새누리당’이라는 한울타리가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朴대통령과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 비박계 고심 끝 승부수
김무성 전 대표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공적 권력의 사익 추구 △헌법 훼손 △헌법가치 위반 △국정 붕괴 △민주정치 훼손 등 직설적인 표현까지 동원했다. 김 전 대표는 특히 “당의 제 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것. 한마디로 “박 대통령과는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별 통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야당과의 합의를 통한 거국중립내각의 구성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與 자중지란 심화 속 내년 대선국면 분당 현실화 관측
비박계의 박 대통령 탈당 요구에 친박계는 강력 반발했다.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한 가운데 열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탈당에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정우택 의원은 “무책임의 극치”라면서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 대통령 탈당을 강요하는 비수를 들이대는 것은 국정혼란을 부추기고 자중지란으로 당을 끝없는 내홍으로 몰아넣는 나쁜 정치”라고 성토했다.
박 대통령의 탈당 여부를 둘러싼 친박·비박간 인식차는 지도부 총사퇴 문제로 안그래도 시끄러운 새누리당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의 여파 속에서 우왕좌왕해온 새누리당으로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시계제로의 상황에 직면한 것. 특히 ‘한지붕 두가족’으로 조롱받던 계파갈등은 결별을 통한 딴살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비박계가 대통령 탈당이라는 민감한 이슈마저 공세적으로 제기한 것은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불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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