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표직 양보 러브콜에, 손학규 정운찬 No

양측 모두 개별적 입당은 없다… 연말 이전 성과 없을 듯
손학규 정운찬 세력 구축이 먼저, 세력간 통합 여지는 둬
  • 등록 2016-08-16 오후 4:59:49

    수정 2016-08-16 오후 5:30:26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당대표직 양보 등을 거론하며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의당에 들어오라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양측 모두 국민의당에 입당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력과 세력간의 통합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 위원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그분들이 원하신다고 하면 비대위원장이건, 당대표건 줄 수 있다”며 “(대선경선 출마 전 당직 사퇴 기한을) 6개월로 내려서 스스로 대선 경선 룰을 만들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창당 때 대선 경선 후보는 선거 1년 전 모든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당헌·당규를 제정했는데, 손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등의 참여를 위해 이것을 완화하겠다는 얘기이다. 현재 더민주와 새누리당은 각각 1년과 1년 6개월 전에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제안은 파격적이다. 박 위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임엔 틀림없지만 혼자서 대통령 후보 경선에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철수 본인 스스로 손학규 등을 불러서 함께 경쟁해야 하고, 강한 경선을 통해서 후보가 선정돼야만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의 발언은 하락세인 당의 지지율을 제고하고 내년 대선을 계기로 당의 외연을 확장해 단독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거나 호남참여 연정으로 정권교체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포석이라면, 입당여부에 관계없이 당분간 두 사람에 대한 러브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손 전 대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목포서 강진까지 차로 40분 거리다. 정 전 총리와도 직간접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입당) 가능성이 있든 없든 우리로서는 최대한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과 장벽을 없애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애드벌룬을 띄울 수 있지만, 성사여부는 다른 문제다. 지금 당장 손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9월 정계복귀를 검토중인 손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몸 담지 않고 제3지대서 새로운 정치조직을 만들어 자기 세력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국민의당하고 접촉이 전혀 없고, 더민주하고도 전혀 접촉이 없다”며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정 전 총리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정 전 총리가 개인적으로 더민주나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안다. 만약에 (정치활동이나 대선출마 등) 움직인다면 세력과 가치를 연대할 수 있는 분들을 갖고 움직일 것이다. 내부적으로 그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 전 대표는 물론이고, 정치참여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여 온 정 전 총리마저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라, 대선 경선을 앞둔 연말 이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세력과 세력간의 통합 여지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당과 손 전 대표 세력 등이 제3지대서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손 전 대표 측근은 “그때 상황을 봐야겠지만 대한민국의 중도개혁을 위한 새판짜기 차원에서 국민의당하고 하나로 합쳐서 갈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당은 세력과 세력의 통합은 너무 나간 얘기라고 하면서도, 여지를 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손 전 대표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쪽의 계획을 모르는 상태에서, 세력과의 통합 얘기를 미리 할 수는 없다. 다만 당에 들어와서 뭘 하시든지 합류할 수 있도록 같이 할수 있는 것을 최대한 모색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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