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인사말을 맡은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씨는 “처음에는 유족들 역시 경황이 없어서 ‘아카이브’를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족으로서 참사의 원인 규명, 희생자 159명 모두의 삶에 대한 기록 등이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며 “애도를 위해서는 이러한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남아있어야 한다”고 기록보존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 활동가는 “기록보존에 활동한 이들 모두가 참사를 기록하고, 때로는 무력감을 이겨내기도 했다”며 “추모와 애도는 물론, 미안함과 자책, 분노 등 다양한 감정과 기억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활동은 국가가 규정한 방식을 넘어, 시민의 자기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며 “기록보존을 통해 더 많은 메시지가 사회에 남고, 안전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오는 26일까지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 법안 처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이번 공간은 ‘중간 단계’로서 명명됐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과제가 남아있고, 특별법에 따른 공간 조성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기억하며 애도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4·16 세월호 유족들이 만들어갔던 기억과 애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정부자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도 참여해 경험을 나눴다. 정 부서장은 “국가가 해주지 않는 일은 시민사회에서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잊기를 바라는 정부에 맞서 ‘기억’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 등 공동체 차원에서도 함께 기억해나가며,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