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정비대금 사기’ 예비역 중장 "몰랐다" 무죄 주장

공군 예비역 대령들도 무죄 주장 "억울하다"
  • 등록 2015-04-07 오후 6:01:16

    수정 2015-04-07 오후 6:01:16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등의 정비대금을 허위 청구해 약 240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구속 기소된 예비역 중장 천모(68)씨가 무죄를 주장했다.

천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엄상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전투기 조종사들은 자기들이 조종하는 비행기를 ‘애기’라고 부를 만큼 애정이 크다”며 “후배들이 타는 전투기를 불법정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회사를 박살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자 공군참모차장을 지낸 천씨는 예편 후 공군 부사관 출신이 설립한 전투기 정비업체 ‘블루니어’에 입사해 F-4 전투기와 KF-16 전투기 부품 정비비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KF-16의 피아식별장치(CIT)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다운컨버터 허위교체에 대해 천씨의 변호인은 “불법교체 사실을 모르고 (블루니어 경영진이)알아봐 달라고 해서 전화를 한 것”이라며 “공모사실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블루니어의 공동설립자인 박모(54)씨와 추모(52)씨, 전 방위사업청 사무관 김모(63)씨, 공군 예비역 대령출신인 천모(58)씨와 우모(55)씨도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예편 후 블루니어에 입사한 천씨와 우씨는 공군과 방사청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범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시 이를 무마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거나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힌 블루니어의 공동설립자 박씨와 추씨와 달리 예비역 대령인 천씨와 우씨는 무죄를 주장했다.

천씨는 “블루니어 사업본부장을 하면서 전체를 총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은 설립자 박모씨의 지휘아래 움직였다”며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우모씨 역시 “재판에서 적극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열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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