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가 14일 발간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외환시장 개입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주요 39개 통화 중 국제통화기금(IMF)에 5월까지 자료를 공개한 32개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작년말 11조9000억달러에서 올 5월말 11조3000억달러로 6000억달러(약 790조원)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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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작성한 김선경 연구원은 “비(非)달러화 통화들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가 컸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외환보유액 감소폭은 비교적 큰 편”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외환시장 개입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서 외환시장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홍콩, 싱가포르,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다수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 순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싱가포르는 3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5월까지 800억달러 가량의 달러 순매도 개입이 이뤄졌고 태국은 200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 1분기(1~3월) 83억달러의 순매도 개입이 이뤄졌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의 주된 시장 개입 목적은 물가안정이고 신흥국은 특정 환율 수준을 타게팅하기 보다는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은 대체로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팔면서 개입을 하지만 인도, 브라질, 체코, 콜롬비아 등 신흥국에선 현물환 시장에서의 개입 뿐 아니라 선물환, 선물, 스와프,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까지 동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물환 시장과 스와프 시장을 통해 주로 개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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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가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과정에서 각국의 외환보유액이 우려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할 경우 또 다른 환율 불안이 야기될 수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4~5월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콜롬비아 등 다수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IMF의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에서 62개국 중 32개국의 외환보유액이 적정규모인 100~150%에 미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