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IMF 건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업무 만찬 세션 시작 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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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미국)=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주요 20개국(G20)이 세계 경제 성장을 갉아먹는 핵심 위험 요인으로 무역 감소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지목했다. 또 탈세·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기업 실소유주 투명성을 높이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G20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업무 만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세계 경제 동향 및 조세 회피 ·자금 세탁 방지 방안을 논의해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 개최를 계기로 마련한 이번 자리에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IMF·OECD·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 수장이 함께 참석했다.
이날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는 무역·투자 부진으로 총수요가 줄어드는 등 저조한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 위험 요인으로 무역 감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을 직접 거론했다.
IMF·OECD 등은 “최근의 국제 무역 둔화가 장기적으로 생산성과 기술 개발을 저해하고 국제사회의 정치적 통합을 해칠 수 있다”며 G20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IMF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무역 증가율은 1985년부터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세계 경제 성장률의 두 배를 웃돌았지만, 최근 증가세가 급격히 꺾여 올해 2.4%, 내년 1.7%로 오히려 성장률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IMF 등은 저성장 극복을 위한 재정·통화·구조개혁 등 균형 있는 거시 정책 추진도 촉구했다. 특히 BIS는 “저금리 등 확장적 통화 정책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통화 정책 여력이 줄고, 자산 거품 형성, 은행 수익률 악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만찬에서 G20은 일정 수준의 주식·지분 등을 보유해 법인을 실제로 지배하는 실소유주의 투명성을 개선하는 방안도 새로 채택했다. 조세 회피, 자금 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와 조세 투명성 제고를 위해 설립한 OECD 산하 기구인 글로벌포럼은 실소유주 정보의 이용 가능성을 높이고 국제기구 간 협력을 강화하는 등 개선 방안을 내놨다. 기재부는 “G20이 이번 개선 방안을 채택해 앞으로 기업 실소유주 정보 파악 및 교환을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G20 의장국을 맡은 독일은 세계 경제 회복력 강화, 디지털 경제의 혜택 극대화, 아프리카 등에 대한 투자 강화 등을 내년 주요 의제로 제안했다. 내년 G20 정상회의는 올해 12월 재무차관회의, 내년 3·4월 재무장관회의를 거쳐 2017년 7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