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비상 걸린 카드사…"내년 신규 채용 어렵다"

  • 등록 2015-11-02 오후 3:25:01

    수정 2015-11-02 오후 3:25:01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방안 (출처=금융위)
[이데일리 김동욱 정다슬 기자] 2일 정부와 새누리당이 영세·중소가맹점 중심으로 카드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는 내용의 수수료율 개편 방안을 내놓자 카드사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수료수익은 카드사 전체 수익의 40% 넘게 차지할 정도로 수익에 기여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수수료율 인하폭이 예상을 웃돌아 내년부터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사들은 줄어든 수수료수익을 메울 방법이 현재로선 마땅치 않은 만큼 일단 대대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기로 했다.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 수익성 악화를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희망퇴직설이 나돌고 신규채용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수수료수익 7천억 증발…순이익 30% 감소 예상

이번에 당정이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7%포인트 내린 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국회가 애초 0.5%포인트 인하를 요구한 만큼 수수료율 인하폭이 최대 0.5%포인트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정의 수수료율 개편 방안을 본 한 카드사 관계자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말이 안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이번 수수료율 개편 방안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수료수익이 6700억원(영세·중소가맹점 4800억원, 일반 19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정부가 이번에 국세납부대행 수수료율을 0.2%포인트 내린 영향을 반영하면 수수료수익 감소폭이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로선 유력한 수입원이 사라진 셈”이라며 “수수료수익 감소폭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내년도 순이익이 감소폭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1~2012년 카드수수료율이 평균 0.24%포인트 내려가면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2013년 순이익이 2011년보다 25.5% 급감했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시엔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이 0.2~0.3%포인트 오른 데다 과도한 마케팅 규제가 생겨 카드사로선 비용을 아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수익 감소를 메울 적당한 방법이 없다”며 “신사업도 구상하고 있지만 카드본업을 벗어난 아이템으로 수익을 내기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신규채용 없애고 희망퇴직설도 나돌아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안 짜기에 들어간 카드사들은 무엇보다 비용 줄이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광고비와 같은 마케팅비용은 가장 먼저 예산안에서 밀려나고 있다. 한 카드사 고위임원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약관상 정해진 것이어서 줄일 수 없다 보니 자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매년 4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사실 이 마저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들이 올 연말 희망퇴직에 나설 거란 얘기도 업계 안팎에서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 카드사 1곳이 연말에 희망퇴직에 나선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규모가 작은 카드사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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