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에 쓸 돈(9조3000억원)을 지난해 주주환원 재원 중 배당 후 잔여분(8조5000억원)과 2015년 잔여 재원(8000억원)으로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3~4회에 걸쳐 자사주를 분할 매입할 계획이다. 25일부터 1차 매입을 시작해 석달 안에 보통주 102만주와 우선주 25만 5000주를 사들인 뒤, 소각할 예정이다.
주식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친화정책’으로 꼽힌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배당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친(親) 주주’ 행보는 미국펀드 엘리엇 때문에 시작됐다. 지난 2015년 6월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며 “배당이 적은 데다 주주 친화적이지 않다”며 삼성의 경영방식을 문제삼은 뒤부터다. 엘리엇의 충고는 그간 설비 투자에 집중하느라, 주주 환원에는 인색했던 삼성전자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 오너가의 지분율 상승에 주목하기도 한다. 소각하는 비율만큼 오너 일가의 지분도 상승하기에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주식 소각으로 인한 지분율 상승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498만5464주, 3.54%)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108만3072주, 0.77%), 이재용 부회장(84만403주, 0.6%) 등 삼성 오너가의 삼성전자 지분은 약 4.9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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