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중교통 출퇴근 산재 인정 왜?…"출퇴근도 업무 일환"

헌재 "대중교통·자전거 출퇴근 사고, 산재 인정 않는 것은 헌법불합치"
출퇴근 산재 전면 도입시 연간 대상자 9만4000명 달해
  • 등록 2016-09-30 오후 6:44:25

    수정 2016-10-04 오후 7:08:45

출근길 직장인들이 서울 광화문네거리를 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지현 전재욱 기자] 앞으로 출퇴근 중 근로자가 재해를 당하면 산재보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회사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하다가 발생한 사고만 산업재해로 인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조항 등에 대해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던 A씨는 2011년 11월 자전거로 퇴근하다 넘어져 손가락이 부러졌다.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 중 법원에 산재보상보험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37조에 따르면 업무상 재해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에서 제공하는 버스가 아닌 일반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다 사고를 당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헌재는 “근로자의 출퇴근 행위는 업무의 전 단계로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사실상 사업주가 정한 출퇴근 시각과 근무지에 속한다”며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이 산재보험의 성격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 3인은 “이러한 차별은 개별 사업장의 근로조건 및 복지수준 등의 차이에서 오는 불가피한 결과”라고 반대의견을 냈다.

재계도 출퇴근 산재보험 확대를 반대해 왔다.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근로자는 요양급여(치료비)와 휴업급여(입원, 통원치료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70%), 장해급여(치료 종결 후 남은 장애에 대한 보상금), 사망사고의 경우 유족보상금, 장례비 등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는 교통사고가 빈번한 상황에서 통근재해가 산재로 포함되면 사측이 부담해야 할 산재보험료가 커질 거라고 우려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체결된 ‘9·15 노사정대타협’ 안에 출퇴근산재 인정 범위 확대 안이 포함되며 법 개정이 진행됐다. 정부와 여당은 대중교통·도보는 오는 2017년부터, 승용차는 2020년부터 출퇴근 재해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해왔고 이번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도 이같은 기조의 일환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노동개혁과 맞물려 주춤했던 출퇴근 재해를 산재로 보호하는 법 개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승용차까지 출퇴근 산재가 전면 도입될 경우 연간 대상자는 9만 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는 매년 9만명에 달하는 산재보험 대상자와 맞먹는다.

헌재는 “단순위헌을 선고하면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마저 사라며 법적 공백이 우려된다”며 “오는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선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대중교통 및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다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1920년대부터 통근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64년 업무상 재해급여 협약 및 권고를 통해 출퇴근 중 재해를 업무상 재해와 동일시하거나 동일하게 처리할 것을 결정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통근재해를 사회보장시스템에 포함해 보호하고 있고 미국은 형평의 원칙에 근거해 판례를 통해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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