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직원 A씨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가 찬성으로 끝난 직후 국내 본사 최고경영진을 비롯해 전 관련 파트가 참여한 가운데 긴급 화상 대책 회의를 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추이와 현실화 시기,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라는 원론적인 결론을 내는 데 그쳤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유럽, 특히 영국에 진출한 대부분 기업 상황이 대개 비슷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전망과 그에 따른 기업의 손익을 따져보고는 있지만 유례가 없는 상황인 만큼 지금으로선 모두 전망에 근거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대부분 회사가 대외적으로 관련 언급을 자제하라는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영국과 EU의 동향은 물론 회사의 동향 하나하나에 전 세계 언론이 집중되고 있는데다 추측성 보도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정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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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에 앞서 영국 공장을 프랑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에어버스도 막상 결과가 나온 후부터는 관련 언급을 꺼리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국내 주요 기업은 그나마 영국엔 생산 기반이 없어 이들 기업보다는 상황이 낫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유럽 본부는 독일에, 생산 거점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있어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다. 삼성전자(005930)도 유럽본부는 영국 런던에 있지만 생산 거점은 모두 동유럽에 있다. LG전자(066570) 유럽본부는 마침 지난해 런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옮겼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반사이익마저 기대되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 후 엔화 가치 급등하며 경쟁 관계인 일본차가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본부로만 놓고 봤을 땐 걱정이 큰 상황이다. △대영국 수출 관세 부활 △EU 와해 우려에 따른 유럽 경기침체 등 악재가 당장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유럽이 2008년 남유럽발 경기침체에서 회복하며 판매를 늘려 가던 분위기가 무너질 위기이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 주재원은 당장 생활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 중이다. 당장 브렉시트 후 인종차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이주한 국내 대기업 현지 주재원 B씨는 “비EU인에게는 어차피 특별한 혜택이 없기는 했지만 (브렉시트에 찬성한) 워킹 클래스(노동계층)이 대놓고 인종차별하는 경우가 늘어 학교에 다니는 가족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운드 가치가 줄면서 당장 환율 조건은 좋아졌지만 유럽산 제품이 비싸지면서 안 그래도 높은 이곳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며 “EU 탈퇴가 공식화하면 EU·비EU 외국 간 구분이 없어지면서 공항 입출국 줄도 길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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