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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거론할 만큼 격앙돼 있는 모습이다. 또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패닉에 빠진 새누리당은 선상반란을 시도하며 박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나섰다. 여야의 이러한 모습은 불과 보름 전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한 최순실 씨 개입 논란으로 갑론을박을 벌이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朴대통령 사과 미흡”…김용태 “거짓말로 일관” vs 박지원 “최순실이 대통령”
여야는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강력한 협치 전선을 가동하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파동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을 놓고 격렬하게 대립하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다. 여야의 공통된 인식은 “도대체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라는 한탄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사과가 미흡하다며 십자포화를 가했다.
새누리당은 여당 아닌 야당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비주류 4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 마음에 와 닿는 게 아니었다.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진 느김”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비주류 3선 중진인 김용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한 담화였다”며 “이번 사태는 역사상 최악의 국기문란 아니 국기파괴 사건”이라고 혹평했다.
◇‘최순실 소환과 특검·우병우 경질·靑 비서진 전면 개편’ 고강도 쇄신책 요구
여야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및 국가기밀자료 사전열람은 물론 인사에까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 및 하야 주장까지 나왔지만 현실성은 크지 않다. 여당은 “이대로 가면 망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강도 국정쇄신책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최순실 씨의 조속한 국내 소환과 국정조사, 특검 실시는 여야의 공통 분모다. 새누리당은 2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와 특검 거부 방침을 결정했지만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특검 수용으로 선회했다. 최 씨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워낙 크고 검찰에 대한 불신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사정당국에 최순실 일가의 국내송환을 지시해 달라”며 “최순실을 반드시 국내로 소환해서 국민이 보는 검찰의 포토라인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역시 “낮의 대통령은 박근혜, 밤의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면서 “하루속히 해외에 나가 있는 최 씨를 불러들여 철저히 조사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내 계파갈등 다시 불거질 듯
한편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탈당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놓고 계파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김용태 의원이 특검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 박 대통령의 당적정리를 주문한 데 이어 나경원 의원도 박 대통령의 탈당은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가세했다. 친박계는 박 대통령의 탈당에 부정적이다. 비주류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으나 주류인 친박계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최순실 파문이 단기간에 수습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새누리당 지도부 교체와 관련한 진통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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