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녹록찮다…금호 재건 `최후고비` 맞은 박삼구 회장

연내 자금납입 이행 위반시 위약벌 5% 징구 부담
산업은행, 박 회장 자금 '조달 구조' 중점 심사
  • 등록 2015-09-15 오후 4:40:58

    수정 2015-09-15 오후 4:40:5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가액이 확정되면서 금호산업(002990) 매각이 마지막 고비만을 남겨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지 못하는 박삼구 회장측은 연말까지 개인 자격으로 7228억원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자금 사정이 충분치 않은 만큼 자금조달 구조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과의 금호산업 주식매매계약서 상에는 자금 증빙 내역이 포함되지 않고 연내 거래 종결을 위반할 경우 제재금으로 위약벌 5%(361억원)를 징구한다는 조항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의 성격으로 청구되는 위약금과 달리 위약벌은 손해 여부와 상관없이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 성격이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출받고 조달 구조를 중점적으로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승인은 10월말쯤으로 예정돼 있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만큼 자금 조달 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삼구 회장측은 지난 2012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각 1조원 규모의 채권단 신규자금 지원시 3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했다. 금호타이어 지분(7.99%)도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어 대출을 일으키기도 쉽지 않다.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재무 자문은 NH투자증권(005940)이 맡고 있지만 아직까지 조달계획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항이 없다.

최악의 경우 박삼구 회장측이 연내 자금 납입을 완료하지 못하면 박 회장의 금호산업 개인 지분(10.07%) 등에 대한 가압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채권 회수가 완료돼 담보권이 풀린 상황으로 지분 가치는 현 주가 기준으로 700억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4일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가액을 주당 4만1213원(7228억원)으로 결정하는 건과 더불어 이 같은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 등을 중심으로 한 안건을 정식 부의했다. 채권단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된 가격인 만큼 가결요건인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는 너끈히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측이 가격을 수용(우선매수권 행사)할 경우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이후 3개월 이내에 잔금 납입이 완료돼야 거래는 종결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거부할 경우 채권단은 매각 통지 가격 이상으로 제3자에게 금호산업을 매각할 수 있으며 6개월 간 제3자에게 지분이 매각되지 못하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되살아난다.

한편 박 회장측은 최근 금호터미널이 인수한 금호고속을 칸서스PEF(사모투자펀드)에 재매각해 금호산업 인수대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산업은행은 계열사 자금을 박 회장 개인의 금호산업 인수자금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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