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002990)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1731만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 측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최소 1조 213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집해야 그룹 재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당 5만9000원은 지난 2006년 12월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투자원금을 회수하기 위한 가격으로, 금호측이 제시한 보장수익(9%) 및 기회비용 이자 등은 제외된 가격이다. 미래에셋운용은 금호산업 지분 8.5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우호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호산업으로 손실을 입은 채권기관들이 워낙 많은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액) 한도가 이미 은행마다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다. 박 회장은 최근 인수에 성공한 금호고속을 재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을 되찾는데 계열사 자금을 활용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앞서 산업은행은 금호고속 인수전에서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우리사주조합 등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 인수 구조를 마련하자 제동을 건 바 있다.
박 회장과의 가격 협상에 실패하면 전체 채권단 결의를 거친 가격을 일방적으로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거부하면 채권단은 6개월내에 같은 조건으로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이 기간동안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효력을 상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