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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82포인트(1.09%) 내린 2890.1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2870선을 터치하며 추가 하락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장 마감 시간이 임박하며 하락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부담, 달세 강세 등이 가장 먼저 꼽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과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 충격은 크지 않았다. 미국 시장도 다우존스를 제외한 나스닥(0.59%)과 반도체지수(2.33%)는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0.74%)와 중국 상해(0.58%), 대만 가권(0.66%) 지수도 올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부분의 글로벌 주가 상승 속 국내 증시만 1% 이상 하락한 것으로 봤을 땐 긴축이나 오미크론 변이 이슈가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청약을 이유로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051910)의 알짜 사업분야인 2차전지 관련 자회사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2차전지 업체인 만큼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이를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자대상 수요예측 조사에서 경쟁률은 2023대 1을, 전체 주문규모는 1경5203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KOSPI) IPO 수요예측 역사상 최고 경쟁률이자 최대 주문 규모다. 1주당 공모가가 30만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인데도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은 꾸준히 코스피에서 주식을 매도해왔다. 기관이 매수한 지난 12일 단 하루를 제외하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11일 거래일 중 10거래일을 매도해왔다. 그 규모만 5조원에 이른다. 특히 기관들의 대형주 중심의 매도가 거셌다. 코스피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005930)는 11거래일 중 10거래일 동안 매도행진을 해왔다. 반도체 수급 개선 기대감에도 삼성전자는 ‘7만전자’를 유지하고 있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주가로 대표적 황제주로 꼽혔던 LG생활건강(051900)은 100만원대를 지키지 못하고 95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코스피 하락 속 개미 ‘줍줍’
LG엔솔 매수 자금 확보를 위한 기존 주식 매도 행진은 이날 대부분 마무리됐을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까지 매도해야 오는 19일 막바지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팀장은 “LG엔솔 상장 전후로 수급변동성을 활용한 선물매도, 공매도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외 투자환경, 환율 변화 등으로 인해 수급여건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현재 상황을 기회로 보기도 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아 일부 종목의 경우 현재가 저점일 수 있다는 견해다. 실제로 이날 주가는 1% 넘게 하락했지만,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818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1671억원)과 전기·전자(1470억원), 금융업(1120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허재환 팀장은 “금융주나 건설 등과 같은 산업재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대란을 겪었던 반도체 분야도 전망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