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무재조정 완료.."용선료 협상·동맹가입 집중"

이틀간 진행된 8042억원 규모 사채권자 집회 모두 가결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은 상대 해운사에게도 도움"
  • 등록 2016-06-01 오후 4:48:27

    수정 2016-06-01 오후 4:48:27

[이데일리 성문재 최선 기자]현대상선(011200)이 1일 잇달아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을 가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8042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와 무보증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만기 시점이 모두 연장됐다.

이날 현대상선에 따르면 오전에 열린 제186회차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참석 사채권자들이 100% 채무조정안에 동의했고, 이어 오후에 열린 제176-2회차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참석 채권자들의 96.7%가 채무재조정에 동의해 최종 가결됐다. 이날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사채 규모는 1742억원이다.

채무재조정안은 회사채를 50% 이상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원금에 대한 이자는 모두 연 1%로 낮추고 분기별로 변경 지급한다.

현대상선은 전날 열린 3개의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99.9% 이상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 총 6300억원 규모 채무 조정에 성공했다. 이날 열린 집회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많고, 기존 채무연장안에 반대표를 던진 사채권자들로 구성돼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은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서 지난 2월 발표한 자산매각, 사채권자 집회, 용선료 협상의 고강도 추가 자구안 중 용선료 협상만 남겨 두고 있다. 용선료 협상도 조만간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리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지난달 24일 채무조정안을 의결함으로써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 힘을 실어줬다.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집회, 해운 얼라이언스 편입 등이 조건이지만 현대상선이 자산매각과 사채권자 집회에 성공했고, 용선료 협상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는 만큼 해운 얼라이언스 편입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충현 현대상선 상무(CFO, 최고재무책임자)는 사채권자집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는 용선료 협상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 해운동맹 가입을 위한 활동도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해운사들이 제3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현대상선이 가입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그는 “구조상으로 현대상선이 재무적으로 건전해지고 20년 넘게 글로벌 얼라이언스에서 함께 운영한 경험이 있는 현대상선의 가입은 그쪽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향후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럴 경우 정부의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의 조건인 부채비율 400% 이하를 충족시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선대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투자자들의 이해와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남은 용선료 협상 마무리와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에 총력을 다해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로비에 놓인 컨테이너선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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