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현물환 종가(1122.60원)보다 3.90원 오른 112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29.60원까지 오르는 등 원·달러 환율은 20개월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낮아졌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대비 5%가량의 기저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970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한 대형 수출주가 강세를 보이며 낙폭을 줄인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는 3.73%, 현대차(005380)는 2.02% 각각 전날보다 올랐다. IT와 자동차의 대표주자가 오르자 코스닥시장에서도 운송장비부품·IT부품업종이 각각 1.41%, 1.26% 오르며 선방했다.
더군다나 달러화 강세에도 외국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하루를 빼놓고 연일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보름여 동안 2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보통 달러화 강세는 글로벌 위기 신호로 풀이되며 외국인의 ‘팔자’가 늘어났던 것과 정반대 모습이다.
다만 달러화 강세에 따른 피해주는 뚜렷하지 않았다. 달러 급등이 외려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섞여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포스코(005490)는 원료 수입비중이 큰 대표적 기업으로 원화 약세 때마다 내렸지만 이날 주가는 전날 대비 0.75% 상승했다. 원자재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원화 약세에 따른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자체가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서 출발한 만큼 종전 공식대로 원료 수입비중이 크거나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이 불리하다고만 보기 어렵다”며 “이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효과가 분명할 뿐 아니라 밸류에이션이 싸고 글로벌 경기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는 스마트폰 관련 업체와 반도체, 자동차·부품업체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