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방송해도 안 들어”…단속 걸리면 “불법인 줄 몰랐다”

성산일출봉서 담배꽁초 버리는 中관광객들
‘외국인 기초질서 단속’에도 “억울하다”
경찰 “악의적이라기보단 문화적 차이”
  • 등록 2024-07-04 오후 6:37:35

    수정 2024-07-04 오후 6:37:35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제주도를 찾은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의 도를 넘는 민폐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채널A 캡처
4일 채널A에 따르면 최근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 등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성산일출봉에서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면 벌금이 부과된다”는 중국어 안내방송이 반복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웠다.

실제로 공원 바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 12개 중 5개가 중국 담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사무소 근무자 A씨는 흡연자 상당수가 중국인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A씨는 “못 들은 건지, 안 들리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민원인들이 와서 ‘저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말하면 다 중국인”이라고 토로했다.

민원이 끊이지 않자 지난달 25일 제주 경찰은 ‘외국인 기초질서 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 단속에 걸린 중국인 관광객들은 “불법인 줄 몰랐다” “모르고 한 것인데 벌금을 납부하라 하니 억울하다” “왜 중국인만 단속하냐” 등 되레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외국인들과 대화해보면 악의적이라기보다는 문화적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많다”며 “가이드가 자신이 맡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무단횡단 등 기초질서 위반 사항에 대해 미리 설명만 해 줘도 많이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중국인 관광객의 비신사적인 행태가 중국인 전체를 향한 혐오로 번져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41만 133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0만 5967명)에 비해 288%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한편 최근 제주 도심 한복판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한 아이가 대변을 보는 모습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를 제지하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는 중국인 엄마의 모습에 현지 누리꾼들조차 부끄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대만 자유시보는 ‘제주도, 중국 섬 되나?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 정부’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08년 한국은 중국인을 상대로 무비자 여행을 허용했고, 제주도는 단숨에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지로 주목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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