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등록 마감 시한을 넘긴 40개 정당을 해산했다. 해산된 정당엔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도 포함됐다.
|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테타 2년을 맞아 태국 방콕에서 군정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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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국영 언론은 총 63개 정당이 등록했으며 이날 마감일까지 등록하지 못한 NLD 포함 40개 정당이 자동으로 해산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28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으면 자격이 말소된다고 밝혔지만 NLD는 군부에 반발하며 등록을 거부했다.
지난 1월 26일 군부는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으나 올해 총선을 치르겠다며 조건이 대폭 강화된 새 정당등록법을 도입했다. 군부는 대규모 당원 모집과 전국적인 사무소 개설, 국영은행 예치금 예치 등을 2개월 안에 충족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제 1야당인 NLD의 해산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쿠데타 이후 NLD 주요 인사 상당수가 투옥되거나 해외로 도피해 이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게 불가능해져서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NLD 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올해로 78살 고령인 수치 고문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재정 운용 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총 33년형을 선고받아 투옥 중이다.
NLD가 해산됨에 따라 군부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고 집권 기간도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다만 군부는 이미 6개월 간격으로 비상사태를 연장하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총선에서 군부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휩쓸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NLD를 배제한 채 군부가 통제할 수 있는 ‘유사 민주주의’ 체제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