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총선을 1년 5개월여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친윤(親윤석열대통령) 중심의 새로운 당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당헌 개정에 착수하고, 당협위원장 인선 절차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며 당내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라며 일축했지만,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편가르기식 공천 배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과 주호영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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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는 지난 17일과 18일 사고당협 66곳에 대한 당협 조직위원장에 대한 추가 공모를 받고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당 지도부는 전국 당협 253곳을 대상으로 당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해 당무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조강특위와 당무감사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비윤(非윤석열)계의 대표격인 친이준석계나 친유승민계를 솎아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66곳의 사고당협에는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내정됐던 14곳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석도 포함됐다.
보통 각 당의 총선 지역구를 담당하는 당협위원장은 ‘총선 공천 1순위’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사고당협에 대한 공모 절차와 함께 기존 당협에 대한 운영실태를 점검하는 당무감사를 진행해 최대 100여곳의 당협위원장을 대거 교체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격인 비대위에서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공모에 비례대표 의원을 배제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며 파문이 크게 일었다. 또 전당대회에서 역선택 방지와 친윤 중심의 당대표를 뽑기 위해 당원 투표 비율을 기존 70%에서 90%로 높이는 당헌 개정에 착수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만약 당협위원장 공모에 현역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을 배제할 경우 허은아(서울 동대문을)·전주혜(서울 강동갑)·노용호(강원 춘천시갑)·윤창현(대전 동구)·최승재(서울 마포갑)·정운천(전북 전주시을)·서정숙(경기 용인시병) 의원 등은 차기 총선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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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즉각 반박했다.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협 정비와 관련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하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당헌 개정을 한다는 얘기는 당무를 혼란스럽게 하는 가짜뉴스에 불과하다”며 “(저는) 당헌당규상 규정된 비대위원장 권한 책임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절대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사고당협 66곳 중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 속한 곳은 서울 11곳(광진구을·동대문구을·성북구을·은평구갑·서대문구갑·서대문구을·마포구갑·양천구을·관악구갑·관악구을·강동구갑)이다. 인천은 5곳, 경기는 25곳이다. 이와 별도로 당무감사를 통해 기존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고 해도 내년 초에는 감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당협위원장을 새로 선발하거나 교체하더라도 이견이 많거나 중요한 선거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곳은 가장 늦은 순서로 미루는 등 순차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한 당내 갈등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당 지도부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만약 당 지도부 입맛대로 소위 좌표찍기식으로 당협위원장을 솎아내면 이를 반대하는 당내 움직임도 상당할 것”이라며 “우선 절차대로 당협위원장 인선 절차를 지켜본 이후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