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 앞둔 손학규, 정치권 새판짜기 탐색

더민주 김종인 박원순 만난 뒤 국민의당 박지원 안철수 접촉
제3지대서 중도개혁세력 구축, 국민의당 입당 생각하지 않아
  • 등록 2016-08-23 오후 4:28:01

    수정 2016-08-23 오후 5:10:24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정계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대표의 행보가 빨라졌다. 제3지대서 새 정치조직을 만들어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는데 이미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정계은퇴 후에도 더불어민주당 당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손 전 대표는 그 첫걸음을 김종인 대표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김 대표와 손 전 대표는 지난 13일 비공개리에 서울 한 호텔서 만나 2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했다. 손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라가 걱정이다. 경제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떻게 하면 해결될지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지방에 틀어박혀서 해봐야 소용이 없다. 빨리 (서울로) 올라오라”고 정계복귀를 권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퇴임 후 개헌과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후보 발굴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진 터라, 두 사람이 정계개편과 내년 대선을 놓고 깊은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 전 대표 측근은 “두 분이 다 독일서 공부했고 대한민국이 살아 나가려면 독일을 모델로 해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많이 의기투합했을 것이다. 두 분 다 당대표를 지냈기 때문에 당내 역학구도하고 전반적인 야권지형, 새누리당도 포함해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맞을지 등을 논의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에는 손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남 강진서 머리를 맞댔다. 경기고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손 전 대표의 토담집에서 차를 마신 후 강진 읍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2시간 이상 얘기했다고 한다. 박 시장측 관계자는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나올 때부터 (손 전 대표가) 많이 도와주셨다. 그쪽으로 휴가를 갔는데, 감사 인사차 들른 것으로 중요한 말씀을 나누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민주 당대표 경선이 한창인 때 만남이라,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다. 손 전 대표와 박 시장이 더민주의 8·27 전당대회 이후 당내 역학구도와 정치지형에 대해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박 시장측은 더민주 전대가 국민적 관심도 없고 친노 친문세력으로 일색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재 시·도당 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시도당 위원장들이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노·친문계이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멘토인 박형규 목사의 별세를 계기로 서울서 상중정치를 한 손 전 대표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서 여야 정치인들을 두루 만났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김부겸 더민주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오 전 의원 등을 만나 현 정국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 전 대표는 21일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손 전 대표를 만나 “언젠 한번 편한 시간에 ‘저녁이 있는 삶’과 격차 해소문제에 대해 깊은 말씀을 나누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손 전 대표도 “언제 한번 좋은 자리를 만들어 얘기를 나누자”고 화답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두 사람이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7일쯤 손 전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고문과도 주말 (전남) 목포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손학규, 정운찬은 물론 박원순까지, 우리당에 와서 비대위원장도 맡고, 대선경선 룰도 직접 만들어 보라고 모든 것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랜 전부터 예정돼 있던 만남이라고 하지만, 손 전 대표의 동선을 보면 더민주쪽을 먼저 접촉한 뒤 국민의당을 만나는 순서로 되어있다. 야권 관계자는 “손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하려고 하니까,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 같다. 손 전 대표가 제3지대서 중도개혁세력을 모아 국민의당과 합치는 것은 몰라도 별도로 제4당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이 아닌 새누리당 비박계쪽도 접촉할 수 있다. 다만 본격적 접촉은 추석 전후로 계획된 정계복귀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 측근은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3지대서 어느 한 당을 넘어서서 중도개혁세력을 구축하는 일에 집중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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