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실종가족, 체험학습도 급히 신청… 유나 양은 당일 결석

  • 등록 2022-06-27 오후 9:11:48

    수정 2022-06-27 오후 9:11:48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겠다며 떠났다가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이 급하게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학교에 제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실종 경보가 발령된 유나양의 모습 (사진=경찰청 제공)
27일 광주 남부경찰과 모 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유나양의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 교외체험학습은 학교장 승인을 받으면 학생이 가족여행 등으로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을 인정해주는 학사 제도다.

유나양의 부모가 교외체험학습을 가겠다고 신청한 기간은 5월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였다. 약 한 달가량 떠나기로 계획된 일정이었는데 유나양의 부모는 고작 이틀 앞두고 신청서를 낸 것이다.

또 세 사람이 머물렀던 전남 완도 명사십리 인근의 펜션 역시 체험학습을 신청한 당일 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에는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가겠다고 알렸으나 실제 행선지는 달랐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나양은 체험학습을 신청한 당일 학교에 결석했다. 부모는 유나양이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전했고, 학교 측은 이날 유나양에 대해 ‘질병 결석’ 처리했다.

다음 날인 18일은 지방공휴일로 전교생이 등교하지 않는 날이었다. 결국 학교 측은 체험학습 신청 당일부터 계속 유나양을 만날 수 없었다.

27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물하태선착장에서 경찰이 실종된 조유나(10) 양과 가족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31일 새벽 차례로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엿새째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나양의 가족은 체험학습 기간이 시작된 후 5일이 지난 지난달 24일부터 예약해둔 펜션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8일까지 4박을 묵은 뒤 하루건너 29일에 다시 입실해 30일 오후 11시께 펜션을 나왔다.

당시 세 사람이 펜션을 빠져나오는 모습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영상에서 유나양의 어머니는 아이를 등에 업고 펜션 문을 나섰고, 아버지는 비닐봉지로 감싼 정체불명의 물건을 든 채 중간중간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잠시 후 해변 주차장에 나타난 세 사람은 주차된 아우디 차량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그러나 이후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나양의 휴대전화가 꺼진 시점은 펜션을 떠난 지 2시간이 지난 31일 새벽 1시께이다. 30분 뒤엔 이씨의 휴대전화가 꺼졌고, 같은 날 오전 4시께 조씨의 휴대전화가 꺼졌다. 마지막 신호가 잡힌 곳은 송곡 선착장이었다. 이곳은 유나양의 가족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펜션에서 차로 약 7~8분 정도 떨어진 곳이다.

27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물하태선착장에서 경찰이 실종된 조유나(10) 양과 가족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31일 새벽 차례로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엿새째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교 측은 교외체험학습 기간이 끝났는데도 유나양이 출석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이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엿새째 이들 가족의 행방을 찾고 있다. 가족의 휴대전화가 꺼진 곳을 중심으로 경력 200여명이 해안과 인근 마을, 야산 등을 수색 중이다.

특히 CCTV에 등장한 아우디 차량이 육지로 나온 행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차량이 바다로 추락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날 잠수부를 투입해 수중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 외에도 경찰은 드론 2대를 동원해 흔적을 찾는 한편 해경은 수중 탐지 장비(소나)가 장착된 경비정을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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