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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장관 “15일까지 中합의 안되면 예정대로 관세 인상”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예정대로 15일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2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12월15일이라는 논리적인 마감시한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부터 그때까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소매업자들은 재고를 쌓아놓았기 때문에 오는 15일 156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겨도 올해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기에 정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달 10~11일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했으나 아직 합의문 서명에 까진 이르지 못했다. 당시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 측은 기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15일부터 156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물리는 15%의 관세 계획은 유효한 상태다.
1단계 합의 서명에 곧 다다를 것 같았던 미중 무역협상은 큰 진전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홍콩 문제로 교착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과 홍콩 경찰 상대 군수품 수출 금지 법안에 서명했고, 이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미국의 항공모함 등 군함의 홍콩 기항을 허용하지 않고, 5개 미국 비정부기구(NGO)를 제재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인민일보 계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이 조만간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unreliable entity list)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내에선 미중 관계가 악화될 때 급등하는 중국의 희토류 테마주 주가가 또 큰폭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中은 무역합의 원해”…中 “관세 완전 철폐해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역시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1단계 합의문이 여전히 작성되고 있다며 “올해안 합의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 양국 협상 대표는 지난달에만 3번이나 통화하며 1단계 합의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26일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1단계 합의를 위한 세부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통신은 “양측이 각자의 핵심 관심사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했다”며 “(무역 협상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공동인식을 갖고, 1단계 합의를 위해 남은 사안들에 대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 측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인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여기에는 징벌적 배상 제도와 형사 처벌이 포함됐으며 미국이 그동안 요구해온 기업비밀의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다만 1단계 합의 타결을 놓고 양국이 여전히 이견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중국 측은 미국 측이 그간 부과했던 모든 관세와 향후 관세 부과 계획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측도 지식재산권 침해 보호·강세 기술이전 강요 등 핵심쟁점들을 합의안에 넣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경제·외교 소식통은 “1단계 협상 내용의 몇 개 현안을 제외하곤 입장 차가 정리가 된 것 같다”며 “단계적으로 합의를 한다는 건 미국 내에서도 협상 타결을 선호한다는 의미이고, (관세 부과 시점인) 15일 전에 합의해야 연내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