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자식 앞세운 것도 서러운데" 빈소 없어 두번 우는 유족들

침몰 8일째 시신 인양 속도 빨라져
희생자 몰린 안산시내 빈소 부족 우려
가족 못 찾은 신원미상 시신 10여구 달해
  • 등록 2014-04-24 오후 5:47:11

    수정 2014-04-24 오후 5:47:11

[안산·진도=이데일리 김재은 이승현 채상우 기자] 침몰한 세월호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희생자 시신이 잇따라 인양되고 있다. 단원고 2학년 학생과 교사들이 대거 희생당한 경기도 안산지역은 장례식장 부족 사태로 빈소를 확보하지 못한 유족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안산시내 장례식장은 총 13곳. 빈소는 52개소다. 절반 정도는 일반 시민들의 빈소로 이용돼 실제 비어 있는 빈소는 20여곳에 불과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9일째를 맞아 시신 인양 속도가 빨라지면서 희생자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기 위한 빈소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희생자 가족들은 이미 시신을 인수하고도 빈소가 확보될 때까지 장례를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사망자 장례 문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대책본부를 구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족들이 원하는 빈소에 시신을 모시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빈소 부족에 대비해 인근 지역인 시흥시 장례식장에서도 빈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갈 곳이 있는 시신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현재 팽목항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신원 미상의 시신들이 10여구나 된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들이 사망자가 배에 탑승한 지 모르는 경우로 추정된다. 일부 시신은 발견된 지 몇일 째 인수할 가족이 나타나지 않아 목포시내 병원에 안치돼 있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찾아가지 않는 시신은 무연고자로 처리해 화장한 뒤 10년간 유골을 보관한다. 범정부 대책본부는 신원 미상 시신들의 신상 정보를 외부에 공개해 시신들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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