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진, 불안·강박행동 유발 원인 규명

윤봉준 생명과학부 교수·이인범 연구원 연구 성과
“뇌속 편도체·선조체 회로 활성·억제로 조절 가능”
“향후 강박장애 치료법·치료제 개발에 기여” 기대
  • 등록 2024-01-08 오후 7:00:00

    수정 2024-01-08 오후 7:41:23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려대 연구진이 불안·강박장애의 원인을 규명했다. 강박행동이 뇌속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활성과 억제를 통해 조절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는 향후 강박장애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성과다.

왼쪽부터 윤봉준 교수, 이인범 연구원(사진=고려대 제공)
고려대는 윤봉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 보호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Nature Communications) 1월 8일자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뇌속 편도체와 선조체를 연결하는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강박행동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강박행동이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활성과 억제를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편도체는 대뇌에 존재하는 작은 아몬드 모양의 부위로 감정의 조절, 공포에 대한 학습·기억에 관여한다. 편도체에 손상을 입으면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선조체는 대뇌 피질 아래쪽에 존재하는 영역으로 행동의 선택·결정, 충동 조절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진은 편도체가 신호를 보내는 여러 부위 중 강박장애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피질·선조체·시상 회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조체에 초점을 맞춰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편도체와 선조체를 연결하는 회로가 활성화되면 불안도가 증가하고 강박행동이 유발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연구진은 지속적으로 강박행동을 보이는 모델을 개발, 연구에 활용했다. 이 모델은 편도체·선조체 회로를 장기간 활성화시킴으로써 여러 강박행동을 유발하도록 제작됐다. 연구진은 여기에 강박장애 체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을 투여했고 이를 통해 강박행동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논문의 1저자인 이인범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불안과 강박장애의 연관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데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교신저자인 윤봉준 교수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역할을 규명함과 동시에 강박행동이 일어나는 뇌신경회로 기반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 한 발 더 다가선 연구 결과로 판단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동물 모델과 연구 결과가 틱 장애와 같은 강박행동이나 강박장애의 치료법·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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