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인사처)가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척결해야 할 ‘7대 폐습’을 지적하면서 공직 문화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인사처는 ‘7대 폐습’으로 △계급 중심의 권위주의 △무사안일 △책임 전가 △복지부동 △형식주의 △부정부패 △언어폭력 △불필요한 업무를 꼽았다. 인사처는 폐습 혁파를 위해 외부 수혈 확대, 파격적인 승진 및 보상시스템 도입을 주요 대책으로 내놨다.
민간 수혈 확대해 공직사회 변화 물꼬
7대 폐습 철폐를 위해 인사처는 ‘민간 수혈’을 확대해 공채 중심의 채용시스템에 변화의 물꼬를 튼다는 방침이다. 인사처는 오는 2017년까지 5급 이하 공채와 경력 채용의 신규 채용 비율을 같게 하는 방향으로 경력 채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등을 경험한 현장 경력자에 대한 채용을 확대하고 6급 이하 공채에서 정보화 자격증을 가산점에서 제외하는 등 ‘스펙 초월 채용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민간 출신 경력자들이 민간에서 쌓은 경험을 공직에 전파함으로써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력 채용이 늘어나는 만큼 공채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아울러 개방직에 현직 공무원 지원을 제한하기로 한 것 또한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공무원시험 전문학원 관계자는 “정원을 늘리지 않고 경력 채용을 확대하면 그만큼 공채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공무원 시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공채 인원이 줄어들면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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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가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꺼내든 두번째 카드는 ‘성과주의’다. 인사처는 계급에 관계없이 성과 우수자를 발탁해 승진시키되 2계급 이상 특별 승진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승진 적체가 심한 6급직은 보고서 작성 등 업무역량 평가를 거쳐 5급으로 속진 임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승진을 미끼로 공직사회에 ‘무한경쟁’의 불씨를 당기겠다는 계산이다.
공직사회 내부에선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한다. ‘승진 가뭄’과 ‘급여 동결’로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개인주의 팽배로 협업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 처장은 “4급 이상 직급은 성과급제를 확대하되 나머지 직급에 대해선 호봉제를 성과급제로 개편하는데 따른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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