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맞추지 못한 은행은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에서 초과분을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보다 더 많이 대출을 내준 은행에 대해 내년 목표치에서 그 초과분을 빼는 방안을 사실상 검토 중이다. 일종의 페널티 성격이다.
|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에 붙은 신용대출 상담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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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감원은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이자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초 계획보다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한도가 줄어들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목표치를 더 낮춰잡겠다고 했으나 최근엔 내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에서 올해 초과분을 빼는 안을 유력하게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확정하진 않았지만 초과분 제외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은행은 현재 4곳 정도다. 이 중 5대 은행도 포함돼 있다. 지난 8월 금감원 발표 당시 5대 은행은 이미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초 수립한 계획보다 크게 웃돌았다. 이후 은행들은 대출 급증세를 틀어막으려 유주택자 대출 제한,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 축소 같은 고육책을 쏟아냈다.
금융당국은 올해처럼 특정 기간에 가계대출이 편중되지 않도록 내년에는 분기별, 월별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국내 내수 부진 등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에 따른 가계 소비 여력 위축이다”며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꺾고 경상 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 옥죄기에 나섰던 은행은 연말을 앞두고 높여왔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12일부터 비대면 방식의 주담대와 전세 대출 판매를 재개했고 신한은행도 17일부터 주담대·전세 대출 판매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농협은행 역시 이달 30일부터 비대면 방식의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한다.